최근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망자가 143명으로 늘었다. 대구경북지역 피해자는 33명이며 사망자도 9명이나 된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추가 피해 신고가 올 12월 말 마감된다. 환경단체는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가습기 살균제를 쓴 적이 있다면 신고할 것을 독려했다.
28일 오후 2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 대구환경운동연합,?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대구시 동구 율하동 롯데마트 율하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말 추가 피해 신고가 마감되는데 정부와 제조사가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찾지 않는다”며 “당장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라도 반드시 신고해 등록하고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 피해자는 모두 33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9명이다. 또, 잠재적 피해자는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전국적으로 확인된 피해자는 530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143명에 이른다.
특히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는 판매량 상위 3위 제품이다. 대형마트 자체브랜드 중에는 롯데마트 상품이 소비자가 가장 많고, 피해자도 모두 6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신고대상 피해 의심 사례로 ▲어렸을 때 가습기 살균제 노출된 감기와 천식이 있는 대학생 자녀 ▲지금 건강하지만 10년 전 가습기 살균제 사용 당시 폐렴에 걸렸던 경험?▲정부로부터 ‘관련성 확실’ 판정받은 폐암 환자?▲가습기 살균제 사용했던 가족 구성원 모두를 들었다.
또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넘었는데 정부는 1~2등급 피해자에 한해서만 의료비와 장례비 일부를 지원하고, 가해 기업은 사죄는커녕 피해 대책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구·경북 피해자 중 1~2등급 피해자는 12명뿐이다. 3~4등급 피해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사용이 확인됐음에도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억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으로 두 아이를 잃은 권민정 씨는 “2005년, 임신 8개월 된 태아의 초음파 사진에서 모든 장기가 하얗게 보였다. 그렇게 한 아이를 잃고, 다음 해 임신한 아이도 임신 8개월째 장기 이상을 보였다. 다행히 출산하긴 했지만 125일을 살고 하늘나라로 떠나 보냈다”며 “당시 대형병원에서도 이런 현상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살균제를 호흡기로 흡입시킨 사례다. 앞으로 이렇게 억울한 죽음이 없으려면 정부가 제대로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덕중 씨는 “2009년 3살 난 아이를 잃었다. 원인 불명의 호흡기 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지 3일 만이었다”며 “2011년 정부 조사 발표 후,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기업에서 인체에 무해한 살균제라고 대대적으로 광고해 판매해 놓고, 믿고 산 국민들은 이런 사태를 맞았다. ?정부 조사 발표 후 4년이 지났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는 11월 7일까지 전국을 돌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찾기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가습기 살균제 추가 피해 신고는 오는 12월 31일까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02-3800-575)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