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대구대, 강사법 시행 앞두고 시간강사 해고 ‘우려’

영남대 비정규교수노조 농성, 대구대 비정규교수노조는 파업찬반투표

13:37

영남대학교와 대구대학교 비정규직 교수들이 고용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비정규직 교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고등교육법 개정안(일명 강사법) 시행(2019년 8월)을 앞두고 대학 측이 시간강사 수업 축소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분회에 따르면, 영남대 비정규직 교수 조합원 270여 명 중 80여 명가량이 다음 학기 수업을 배정받지 못했다. 노조는 비조합원 비정규직 교수를 포함해 전체 640여 명 중 1/3가량이 해고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노조는 다른 학교 강의를 나가는 교수는 20% 미만으로, 영남대에서 수업을 배정받지 못하면 당장 수입원이 없는 교수가 대다수라고 설명한다.

노조는 지난 1일 영남대학교 본관 앞에서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2일 오후 본부 측과 면담 이후, 3일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영남대 비정규직교수노조 천막농성장 [사진=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김용섭 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분회장은 “수업 미배정은 강사의 생존권 박탈이다. 외부 강의를 하는 교수도 적어서 당장 어려움에 부닥쳤다”라며 “시간표 확정도 전에 강의를 잘랐다”라고 말했다.

반면, 영남대는 수업 배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비정규직 교수 해고도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영남대 관계자는 “아직 학교에서 (수업 축소 관련) 통보한 게 없다. 아직 수업 배정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전임 교원이 수업을 더 맡을 수도 있는데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대구대학교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구대 본부 측은 시간강사 수업 축소 방침을 세웠다. 비정규직교수노조 대구대분회는 지난 28일 본부와 면담했고, 이 자리에서 대학 측으로부터 시간강사 수업 비중을 20%에서 8%로 줄인다고 들었다.

이에 노조는 비정규직 교수 약 200여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조는 28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투표 결과는 2일 저녁께 나올 예정이다.

박은하 비정규직교수노조 대구대분회장은 “강사 생존이 달린 문제로 곧바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갔다”라며 “강사법의 취지는 강사 고용안정과 처우개선인데 학교는 재정 악화를 핑계로 수업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만 한다. 강사법 개정안 시행 전에 강사 자르고 시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대 관계자는 “수업 시수가 줄어드는 것은 맞다. 전임교원 수업 담당 비율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11월 29일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강사법 개정안은 시간강사의 교원 지위를 인정하고 1년 이상의 임용기간 보장, 소청심사권 보장 등을 골자로 시간강사의 고용 안정 개선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