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 1만6천여 명, ‘Bio-SRF 열병합발전소 반대’ 서명

18:31

성서산업단지 Bio-SRF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서명에 대구시민 1만6천여 명이 동참했다. 달서구 주민들은 대구시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요구서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대구시청은 정문을 걸어 잠그고 막아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13일 오후 3시 달서구 주민들로 구성된 ‘달서구폐목재소각장 반대 대책위원회’는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Bio-SRF 열병합발전소 건설 반대 ▲대기오염 취약 지역 노동자, 주민 간담회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 정보 공개 ▲성서 생활폐기물 소각장 민간투자사업 주민 의견 수렴 ▲도심 산업단지 노동자와 인근 주민 건강 역학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4주 동안 달서구 주민 1만6천여 명에게 성서산단 Bio-SRF 열병합발전소 반대 서명을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1만 명을 넘어섰다.

권숙례(달서구 이곡동) 씨는 “대기오염물질을 관리하고 저감하는데 힘을 기울여야 할 대구시가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며 “어떻게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대구시 솔라시티 조례에 따르면, 시장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계 구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업 및 대형 발전시설이 입지할 경우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이들은 “대구시와 달서구청은 사업자와는 비공개 설명회를 가지면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시민과 면담에는 묵묵부답이다”며 “‘행복한 시민, 자랑스러운 대구’, ‘새롭게 도약하는 희망 달서’라는 슬로건은 빛 좋은 개살구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언론을 통해 대구지역 대기 중 프롬알데히드, 벤젠 등 1급 발암물질이 기준 위해도를 넘어선다는 영남대학교 산학협력단 ‘도시 및 산단지역 유해대기오염물질 모니터링’ 결과가 공개됐다. 더구나 대구시가 서울시립대에 의뢰한 ‘도심 산단 공해 해결방안 연구’ 최종 결과가 나왔지만, 용역 사업을 마무리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다.

서울시립대가 보고한 최종보고서에는 염색산단, 성서산단 등 7개 공단 내부와 주변에서 벤젠, 벤조피렌 등 1급 발암물질이 발견됐고, 특히 성서산단의 벤조피렌 위해성은 1만 명 당 1명이 암에 걸릴 확률의 위해성을 보였다.(관련  기사=성서산단 Bio-SRF 열병합발전소, 뭐가 문제야?)

계명대학교 김해동 교수(환경공학부)는 “성서산단 등 대구 서쪽 지역은 이미 대기 환경 용량을 넘어섰다. 대기오염 배출 시설만이 아니라 각종 유해대기오염물질을 과도하게 배출하고 있다”며 “산업시설을 분산하고 특단의 유해대기오염물질 배출 경감 시설 건설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 면담을 요구했지만, 권 시장이 해외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들은 시민요구서를 시장 비서 또는 부시장에게 전하고자 했지만, 대구시는 출입문을 잠그고 출입을 막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달서구의회 이성순 부의장(더불어민주당)은 “시민들이 요구사항을 전달하겠다는데 문을 틀어막고 못 들어가게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대책위는 20여 분 실랑이 끝에 김대현 비서실장에게 요구서를 전달할 수 있었다. 김 비서실장은 “충분히 검토 후 연락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김응일 대구시 원스톱기업지원과장은 “(열병합발전소 건립) 절차가 아직 두 가지 정도 남았다”며 “업체 측에서 주민들을 모아 설명회를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달서구의회는 14일 오전 본회의에서 열병합발전소 건설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고, 대구시,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에 보낼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도 오는 18일 대구시의회에서 관련 토론회를 연다. 이 토론회에는 김해동 교수가 참석해 리클린대구가 밝힌 사업 내용과 대기오염 배출 저감 방법에 대한 허구성을 지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