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RF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두고 주민 반대가 거센 대구시 달서구에서 이번엔 쓰레기 소각장을 두고도 갈등을 빚는 모양새다. 대구시는 가동 중단이 예상되는 소각시설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는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소각장 재건설은 안 된다며 예산안 전액 삭감을 요구했다.
대구시는 2019년도 예산안에 달서구 성서공단로 성서소각시설 민간투자사업에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6천만 원, 민간투자 사업 평가 및 협상 수수료 1억2천만 원 등 1억8천만 원을 편성했다.
성서소각사업소는 대구시 전역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시설이다. 지난 1993년 가동한 1호기는 2016년 운행을 중단했고, 지난 1998년부터 가동된 2·3호기가 20년째 운영 중이다. 대구시는 곧 수명만료가 다가오는 2·3호기를 대체할 새 소각시설을 1호기 부지에다 지을 계획이다. 하루 생활폐기물 360톤을 수용하는 규모로, 현재 2·3호기보다 40톤을 더 태운다. 2020년 공사를 시작해 2023년까지 준공할 계획이고, 현재 민간투자사업 타당성 검토 중이다.
대구시 녹색환경국 관계자는 “현재 성서소각장은 환경부 대기오염물질 배출 기준치의 37% 수준으로 낮게 배출하고 있다”며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대한 재활용하고, 나머지는 소각해서 에너지를 얻자는 게 환경부 정책이다. 일부는 불가피하게 소각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5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성서 지역은 앞으로도 20년 이상 쓰레기 소각장과 함께해야 한다. 현재 소각시설 가동 기간까지 하면 50년 이상이다”며 “시민의 의견도 듣지 않고 쓰레기 소각장을 다시 짓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대기오염 때문이다. 사업장대기오염물질 관리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성서소각사업소는 먼지 2,007kg, 황산화물 1,628kg,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1,975kg, 일산화탄소 10,327kg을 배출했다.
시민단체는 “민간투자 사업으로 건설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이미 하루 600톤 규모의 방천리 폐기물 SRF(대구시 폐기물에너지화시설)가 민간투자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소각 시설을 추가하는 것은 감량, 재활용이라는 정책 방향에 역행하는 일이고, 소각장 공급 과잉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서소각시설 민간투자 사업 계획 철회 ▲관련 예산 전액 삭감 ▲폐기물 소각 시설 건설 원점 재검토 ▲시민과 함께 관련 정책 점검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시 녹색환경국 관계자는 “추가로 소각시설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설을 대체하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도 (1998년 당시에) 이미 했다”며 “2023년 새 소각시설 준공 시점에 쓰레기 배출량에 따라 기존 2·3호기를 보수해서 함께 쓸 것인지, 새 소각시설만 쓸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