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정성태가 지난 13일부터 방천시장 [b]-Space에서 ‘체르노빌: 통제되지 않는 향수병’전을 열고 있다. 32년 전 핵폭발 이후 죽음의 땅이 된 체르노빌로 다시 돌아온 사람과 그들이 사는 풍경을 찍은 사진 7점을 12월 9일까지 전시한다.
전시장 왼쪽에는 자연을, 오른쪽은 인물을 배치했다. 3점 연작은 체르노빌의 프리피야트 평원이고, 맞은편 인물은 강제 이주를 거역하고 체르노빌로 되돌아온 주민이다.
정성태는 “32년 전 원주민들은 이곳 체르노빌에서 강제 이주하였지만 방사성 물질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결국 통제되지 않는 향수병에 의해 하나둘, 살던 곳으로 되돌아온다. 이리저리 쓰러져 있는 의자들, 아무렇게나 열려있는 창문들, 군데군데 벗겨져 마치 생선의 비늘을 연상케 하는 빛바랜 벽지들, 그리고 이 모든 것들 위로 두껍게 쌓인 먼지들. 이런 풍경 사이로 체르노빌의 망령들이 숨죽인 채 떠다닌다”라고 작가노트에 적었다.
비영리전시공간 ‘싹’의 디렉터 서희주(미술비평가, 철학박사)는 “통제되지 않는 향수병, 그것은 단순히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넘어선다. 그들의 향수병은 삶의 모든 것이 시작되었던 곳 그리고 삶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곳 그래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한 열망인 것이다. 정성태는 그런 삶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정성태는 2016년 우크라이나 키예프 세르벤코아트센터와 서울 나무모던앤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에서 ‘Breath in Chernobyl’전, 2017-18년 한국국제교류재단 KF갤러리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아트스빗 미술관, 수성아트피아에서 ’이주와 정주의 삶-고려사람‘전 등 11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b]-스페이스는 중구 동덕로8길 43(방천시장 안)에 있다. 관람 시간은 11시부터 18시까지,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는 010-3811-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