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던 아사히글라스 하청업체 해고 노동자가 22일 구미시청 앞에서 남유진 구미시장의 차량에 부딪혀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아사히사내하청노조는 구미시가 해고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20일째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농성장을 지키던 노조원 A씨는 이날 오후 4시경 남유진 시장이 퇴근하는 것을 확인하고 차량에 다가가서 “5분만 얘기하자”고 대화를 시도했다. A씨가 다가서자 구미시청 공무원 수십 명이 주변을 에워쌌다.
그러고는 갑자기 차량이 앞으로 움직이며 바퀴에 발이 끼이고 뒤로 넘어졌다. A씨에 따르면 운전기사가 차량에서 내려 사과하고 난 다음에야 남 시장이 차에서 내려 “우선 빨리 치료부터 하러 가자”는 말만 남기고 현장을 떠났다. 이후 구급차량이 도착해 A씨는 구미 차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는 물리적 충격으로 인한 아픔보다 서러움이 더 컸다.
A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바퀴에 끼인) 발뿐만 아니라 부딪혀 넘어지면서 허리까지 아프다. 구미시청 직원은 병원 앞까지만 왔다가 가 버렸다”며 힘 없는 목소리를 토해냈다.
사고 이후 아사히사내하청노조는 성명을 내고 “사태해결에 나서야 할 시장으로부터 외면당한 것도 서러운데 몸과 마음까지 다쳤다”며 “구미시가 아사히 대량해고 사태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미시가 특혜를 준 기업에서 하루아침에 문자 한 통 받고 쫓겨난 노동자들이 시청 앞에 농성하고 있는데 시정을 책임진 시장이라면 최소한 한 번은 찾아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구미시의 태도를 꼬집었다.
해고 100일을 넘긴 아사히사내하청노조 소속 50여 명은 현재 공장 정문 앞과 구미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부당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월 30일 아사히글라스가 도급업체 지티에스에 도급계약 해지를 일방 통보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노조는 구미시가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시민 서명운동을 벌였고, 3만 4천여 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매번 구미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지만, 노사간 대화 자리 마련이나, 행정적 조처는 없었다. 이에 노조는 지난 5일부터 시청 앞 농성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