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비즈니스석 탑승이 새마을 정신? 새마을세계화재단 방만 운영 지적

김영호 의원, 새마을세계화재단 방문 운영 지적
“큰 예산 투입했는데, 조작과 왜곡, 부정”

18:10

경상북도 출연으로 2013년 설립된 새마을세계화재단의 방만 운영이 경상북도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김영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서대문구을)은 새마을세계화재단(새마을재단)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었음에도 그간 경북도가 시정 조치를 전혀 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김영호 의원

25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재단 대표이사가 해외 출장을 나가면서 과도한 비용을 사용했고, 르완다, 필리핀 등 8개 나라에 설치한 해외사무소 운영비로 연간 최대 70만 달러를 사용하는데도 제대로 된 사업보고서 하나 작성 못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도지사님은 해외 출장 가실 때 비행기를 어떤 등급 타고 가시나?”며 운을 뗀 후 “새마을세계화재단 대표이사는 모든 해외 출장을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새마을 운동 취지에 맞다고 생각하시나?”고 물었다.

김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재단 대표이사는 2016년부터 2018년 9월까지 베트남, 키르기스스탄,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 4개국을 13차례 방문했다. 이때 대표이사가 이용한 항공 좌석 등급은 모두 비즈니스석이어서 1회 출장에 최대 997만 원까지 항공료를 지출한 것으로 확인된다.

▲새마을세계화재단 대표이사가 2016년부터 현재까지 해외 출장 비용으로 지출한 내역(자료=김영호 의원실)

방문국에서 체류하는 동안에는 식비와 숙박비 외에도 활동비에 해당하는 일비를 지급 받았는데, 일비 지출 내역이 중구난방으로 기준이 없었다. 2016년 7월 코트디부아르에선 하루 일비만 280달러, 우리 돈 약 32만 원을 썼는데, 2017년 두 차례 같은 나라를 방문할 땐, 각각 137달러, 85달러를 썼다. 기준 없이 사용한 후 전체 사용 액수에 체류 일을 나눠서 산정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김 의원은 “대표이사 국외 출장 숙박료나 식비 지출이 엄청나다. 이런 호화 생활하는 새마을 지도자가 적임자라고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이어 김 의원은 재단이 해외에 두고 있는 사무소 운영비 사용도 불투명하다고 짚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현재 새마을재단은 필리핀,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라오스, 캄보디아 등 아시아권 국가 여섯 곳과 르완다, 세네갈 등 아프리카권 국가 두 곳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 현재까지 운영비 집행내역을 보면 2015년 3개국 약 9만 달러, 2016년 7개국 약 31만 달러, 2017년 8개국 약 70만 달러로 꾸준히 급증해왔다. 2018년은 현재까지 37만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다.

김 의원은 “각 사무실에 재단 직원 1명이 파견되어서 소장으로 근무하는데 2017년엔 70만 달러 약 8억이 사용됐다. 소장 급여가 포함된 건 아니”라며 “엄청난 예산인데, 집행내역을 보면 지사님도 깜짝 놀랄 거다. 모두 현금으로 기록되어 있다. 가능한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예산 집행 투명성이 담보가 안 된다. 2018년도 도내 출연기관 경영평가 최하위를 받은 것도 이런 사유”라며 “예산 관리가 30점이다. 최하점이다. 현금으로 지출됐기 때문에 예산관리 최하점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공개한 또 다른 자료를 보면 새마을재단의 주먹구구식 행정도 드러난다. 매년 보고용으로 작성하는 성과보고서에는 2014년에 사용한 사진을 그대로 2015년에 사용해서 성과의 진위를 의심스럽게 만들었다. 필리핀 마을길을 정비했다면서 2015년에 보고서에 제시한 사진이 2014년에도 그대로 있는 식이다.

김 의원은 “여기 공직자분들 반성하셔야 된다. 이렇게 큰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조작과 왜곡, 부정이 있는데 한 번도 지적 안 당했다는 건 행정상 큰 오점과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처음 지적을 받았다. 아직 재단은 검토 못 했다”며 “전반적으로 검토해서, 집중 감사를 해서 결과를 보고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새마을세계화재단은 2013년 국비, 도비, 시비 등 약 95억 원을 받아 출범했고, 현재까지 매년 최소 73억 원에서 180억 원까지 국가 예산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올해도 국비 1억 1천만 원, 도비 125억 7천만 원, 시·군비 28억 5천만 원을 받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