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부석사가 자리한 봉황산 자락 수목들이 노랑, 빨강 단풍으로 물들었다. 경북 영주시 부석면 일대 은행나무 가로수는 초록을 벗었고, 부석사 일주문부터 천왕문까지 오르는 길은 연노랑을 덮었다. 올해 부석사 단풍은 이번 주말을 절정으로 11월 첫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표소를 지나 일주문에 이르는 길은 연노랑 은행잎이 가득하다. 100m 남짓한 오르막길은 걷는 이보다 멈춰서 사진을 찍거나 감탄하는 이들이 더 많다.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약 250m 흙길은 왼쪽으로 당간지주가 늠름하다. 천왕문을 지나면 은행나무는 멀리 보일 뿐이고, 회전문마저 들어서면 안팎이 붉은 단풍으로 수가 놓인 부석사를 만날 수 있다.
범종루 아래 계단을 오르면 안양루와 그 뒤 무량수전 지붕이 빼꼼하다. 이제까지 건물은 남서향, 안양루부터는 남향으로 지었다. 계단을 오르다 고개 들면 석등과 무량수전이 눈에 닿는다. 그리고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면, 부처님과 가을을 다 가진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으로 널리 알려진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종의 사찰이다. 국보 5점, 보물 6점이 있고, 올해 6월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7곳 가운데 하나다.
부석사 종무소는 “이번 주말에 단풍이 절정을 이룰 거다. 그러나 지금도 은행잎이 비처럼 떨어지고 있으니, 비라도 내리면 언제라도 잎은 다 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