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본부가 이틀째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 사퇴를 요구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12일 오전 10시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고용노동청 청장실 점거 농성과 천막 농성을 무기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금속노조 대구지부,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등의 간부 10여 명은 지난 11일 낮 12시 노동청장실을 기습 점거했다. 또, 같은 날 오후 5시 50분께 노동청 앞 인도에서 천막 농성도 시작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근로감독 결과를 뒤집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권혁태 청장 사퇴와 대구노사평화의전당 건립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어제(11일) 권혁태는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을 뒤집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자진 사퇴 의사도 전혀 없음을 확인시켜 줬다”며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누구보다 권혁태 본인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진심 어린 사과와 자신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권혁태는 마지막 기회마저 스스로 걷어차고 집무실을 떠났다”고 밝혔다.
앞서 11일 청장실을 기습 방문해 사퇴를 촉구하는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권혁태 청장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민주노총 한 간부가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하자, 권 청장은 “왜 피해를 봐요? 어떤 피해를 말씀하세요?”라고 되물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고용노동부는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 운운하며 핑계 대지 말고 권혁태를 빠른 시일 내에 직위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오는 2020년 완공 예정인 대구 노사평화의전당 건립에 대해서도 “대구는 최장시간 노동에 비해 최저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 기본적인 노동 권리는커녕 노예처럼 일해왔다”며 “이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대구본부는 점거 농성이 끝날 때까지 매일 저녁 6시 노동청 앞에서 권혁태 청장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또, 오는 15일 오전 11시 노동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오후 3시에는 민주노총 전국 지역본부장이 모여 점거 농성 지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대구고용노동청은 농성자들에게 현재(12일 오후 2시)까지 3회 퇴거 요청을 한 상태다. 노동청은 조를 편성해 밤샘 근무를 하는 등 비상근무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노동청 상황실 한 관계자는 “우선 위법 행위이기 때문에 퇴거 요청을 한 상태다. 노조와 노동청 근무자 사이에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조율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특별한 해결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