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본부가 ‘삼성 봐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 사퇴를 요구하며 대구고용노동청장실을 기습 점거했다.
11일 12시께 민주노총 대구본부, 금속노조 대구지부,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등 노조 간부 10여 명은 권혁태 대구고용노동청장실을 점거했다. 이들은 권 청장 사퇴와 노사평화의전당 건립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지난 7월 31일 권혁태 청장 취임 당시부터 임명 철회와 사퇴를 요구해왔다. 대구본부와 권혁태 청장이 만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이들은 청장실에 있던 권혁태 청장을 만나 직접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권 청장은 “검찰 수사가 제기되고 있잖아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한 지 밝혀지고 수사 과정에서 나올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서비스 불법 파견 결과를 뒤집고 삼성에 노조탄압 빌미를 준 권혁태 청장 임명에 지역 노동자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항의해왔다”며 “하지만 대구고용노동청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 우리는 노조 파괴 범죄 혐의자를 고용노동청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고용노동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대구시가 진행 중인 노사평화의전당 건립에 대해서도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만적인 노사평화의전당 사업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후 1시부터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또, 이날 삼성전자서비스 콜센터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하며 연차 투쟁 중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도 대구고용노동청 앞으로 모일 예정이다.
서장수 민주노총 대구본부 교육선전국장은 “오늘 처음으로 청장을 직접 만나서 사퇴를 요구했다”며 “오후에 조합원들이 계속 모여 집회를 열 예정이고, 15일에 예정했던 천막 농성 일정도 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27일 서울중앙지검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와해 사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삼성전자, 삼성전자서비스 전·현직 임원 등 32명을 노조 와해 혐의로 기소했다. 이 가운데 전 고용노동부 정책보좌관 1명, 전 경찰청 정보국 경찰관 1명 등 공직자 출신도 포함됐다.
앞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개혁위)는 지난 6월 고용노동부 고위공무원이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근로감독 결과를 뒤집는데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황우찬 삼성전자 상무와 전직 관료 출신으로 당시 권혁태 서울지방청장과는 행정고시 34회 동기로써 노동부와 삼성간 커넥션 중심인물이었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