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앞 농성 30일 420장애인연대, “권영진 시장님, 정책안 발표라도 해달라”

14:57

장애인 권리 보장 정책을 요구하며 대구시청 앞 농성 30일을 맞은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장애인연대)가 정책 논의 진전이 있을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17일 오전 11시 420장애인연대는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대구시의 정책 입장과 방향에 따라 대구 지역 장애인 생존권과 함께 살 권리의 향방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무더위에도 농성을 지속해 나간다”고 밝혔다.

이들은 6.13지방선거가 끝난 후인 지난달 18일 대구시청 앞 주차장에서 장애인 권리 보장 정책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대구시장 후보와는 정책 협약을 맺었지만, 자유한국당 소속인 권영진 시장과는 협약을 맺지 못했다.

420장애인연대는 ▲탈시설지원센터 설치 및 수용시설 해체 사업 ▲포괄적 발달 장애인 사회통합 기본계획 ▲활동보조 24시간 확대 및 보장성 강화 ▲여성 장애인 종합지원체계 구축 등 모두 32개 정책을 요구해왔다.

농성을 시작한 후, 지난 2일 권영진 시장은 한 차례 농성장을 방문해 “방향은 동의다. 하지만 계량적으로 사인은 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장애인 농성장 찾은 권영진 대구시장, “시장 믿고 돌아가 달라”)

노금호 420장애인연대 집행위원장(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지난 민선 6기 때 합의한 내용과 희망원 합의 사항 이행, 그동안 소외받았던 발달 장애인과 여성 장애인 정책이다”며 “우리 단체와 협약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구에 사는 모든 장애인의 삶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권영진 시장님의 공식적인 정책안 발표라도 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어떠한 정책 논의도 이루어지지 않아, 장기 농성 투쟁을 계획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은애 420장애인연대 상임공동대표(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대표)는 “혐오, 배제, 분리, 차별을 평생 온몸으로 받아 온 우리는 무더위가 두렵지 않다. 집에서 죽으나 시설에서 죽으나 같은 죽임이다”며 “매번 기대하고 실망하기를 반복했다. 긴 호흡으로 끝까지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혐오, 무더위, 배제, 분리, 차별’이라고 적힌 수박을 쪼개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혐오, 무더위, 배제, 분리, 차별을 박살내자”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