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방 공기업 중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대구도시철도공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의가 답보 상태다. 노사는 지난해 12월 첫 노사전문가협의회를 연 후 6월까지 여섯 차례 회의를 이어왔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할 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7월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를 연다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후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기업 할 것 없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협의체를 꾸리고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1월 대구도시공사, 대구시설관리공단, 대구환경공단 등 3개 공사는 각 10명, 140명, 7명인 기간제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대구 공기업 중 비정규직 규모가 가장 많은 약 900명에 달하지만 절대 다수가 용역 노동자여서 당시 논의에선 제외됐고, 지난해 12월부터 파견·용역 근로자 전환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방공기업통합공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대구도철의 용역 비정규직 노동자는 877명이다. 이중 전환 제외 대상자 44명을 제외한 833명이 정규직 전환 대상자다. 정부 가이드라인은 민간의 전문 기술이 필요한 경우, 중소기업 진흥이 장려되는 경우 등 다섯 가지 전환 제외 예외 사유를 두고 있다.
지난해 구성된 노사전문가협의회 전체 20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근로자대표단(10명)은 10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대구도철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구시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가 협의를 마쳐도 대구시가 대구도철에 지원하는 예산, 정규직 정원 등을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대표단장인 정은정 대구일반노조 정책국장은 “대구시는 2015년에 스스로 대구시와 공기업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고용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실망만 남겼다”며 “권영진 시장이 비정규직 고용의 질 향상에 의지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도시철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을 위해 얼마나 예산을 투입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우리 노동자들의 주장은 단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이행하라는 것”이라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논의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정부 가이드라인의 원칙을 무시한 채 노동자들에게 양보만 강요하는 도시철도공사에 책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구시 철도시설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노사 협의가 먼저 되어야 한다”며 “현재 대구시에서 도시철도공사에 지원하는 예산이 1,600억 원이다. 예산 문제에선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