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감독관들 업무 과중 호소…김부겸 장관, “인원 충원 적극 검토”

김부경 장관, 대구고용노동청 업무 보고 듣고 현장 간담회
대구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 1명 당 사업장 1,484개 꼴
감독관 증원 요구에 김부겸 장관, "증원 적극 검토"

20:02

근로감독관들의 업무 과중 호소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근로감독관 충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오후 3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대구시 수성구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을 찾아 업무 보고를 듣고 현장 근무자 30여 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근로감독관들은 한목소리로 근로감독관 충원을 요구했다.

▲대구고용노동청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현장 근무자 간담회

대구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대구·대구서부·포항·구미·영주·안동지청 근로감독관은 모두 127명, 산업안전감독관은 45명이다. 관할 사업장은 188,475개소, 노동자 수는 1,328,316명이다. 근로감독관 1명 당 약 사업장 1,484개소를 감독하는 셈이다.

대구청에서 일하는 박지영 근로감독관은 “저는 여성 근로감독관입니다. ‘워라벨(Work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은 꿈만 같습니다”며 김부겸 장관을 향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박 감독관은 “2010년부터 근로감독관으로 일하며 아이를 둘 낳았다. 육아휴직은 1년만 썼다. 연말에 독감에 걸려도 마스크를 끼고 피의자 조사를 해야 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감독관들도 똑같다”며 “지난달에는 연장근무만 52시간 했다. 그 시간 동안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 있었을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방에서 일하는 말단 공무원이고, 아이를 둘 가진 엄마다. 윗사람 자리 만들어주기 위한 증원이 아닌 현장 근로감독관 증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대구고용노동청을 방문한 김부겸 장관에 업무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근로감독관들.

최근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 시대’를 표방하고 있지만, 오히려 근로감독관의 노동환경은 열악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원영모 근로감독관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노동존중 정책을 펼치는데 현장에서는 정확히 파악하고 따라가기조차 버거울 정도다. 직장 내 ‘미투’, 특수고용노동자, 새로운 노동조합 설립 등 노동 이슈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진다”며 “현재 인력과 조직으로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노동 문제 신고, 노동조합 설립 등이 기존보다 늘면서 업무가 가중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구고용노동청 관할 구역 임금 체불 사건 접수 건수만 보더라도, 2015년 27,464건->2016년 29,352건->2017년 31,309건으로 매년 1천 건 이상 늘고 있다.

원 감독관은 “근로감독관은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고 직장협의회에 가입한다. 근로감독관 스스로 권익을 보호할 장치도 있어야 한다. 근로감독관의 삶이 지켜지는 것이 곧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대구고용노동청 업무 보고를 듣고 질문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에 김부경 장관은 “현장에서 힘들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다. 정부에서 ‘워라벨’을 이야기하지만, 소속 공무원부터 ‘워라벨’은 턱도 없다는 이야기에 안타깝다”며 “정부에서 공무원을 증원하기로 했다. 경찰, 소방, 특수교사 다음은 근로감독관일 것이다. 올해 565명, 내년 535명 증원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근무조건이 지금보다 나아지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김 장관은 30분가량 간담회를 마친 뒤, 대구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앞서 오후 2시에는 대구시 동구 대구국제공항을 방문해 대구출입국·외국인관리소 업무 보고를 들었다. 이들은 대구공항 입출국자 증가로 인한 출입국 심사관, 조사과 인력 충원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