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대구경북지역 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 출마자가 많다. 다른 정당 후보를 찾아보기도 어렵다. 선거 결과가 나오면 ‘일당이 독점한다’는 평가를 하는 시민들도 있지만, ‘후보가 없는데 어떻게 찍어주느냐’고 평가하는 시민들도 있다. 도종환 시인의 시 ‘담쟁이’에 나오는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는 구절처럼 보수정당 벽을 넘기 위해 출마한 후보들도 있다. <뉴스민>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후보를 소개한다.
남유진 전 구미시장의 ‘박정희 기념우표’, ‘탄생 100주년 사업’에 제동을 걸었던 시민운동가가 이번 지방선거에 나섰다. 구미시의원 마선거구(인동, 진미동)에 출마한 정의당 최인혁(36) 후보다. 3명을 뽑는 마선거에는 최 후보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신문식(56), 자유한국당 안주찬(56), 김태근(56), 바른미래당 김경훈(51) 후보가 출마했다.
최인혁 후보는 2007년 11월 고향 구미로 돌아와 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을 맡아 광우병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구미시정 감시활동, 구미단수피해 소송, 평화의소녀상 건립 추진 등의 활동을 벌였다. 지난해 12월 구미참여연대에서 물러난 이후 10년 만에 정당에 가입했다.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활동을 했던 그가 10년 만에 선택한 정당은 정의당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시민운동과 함께해온 김성현(민주노동당), 김수민(무소속) 구미시의원이 의회에 들어갔다. 이들은 비정규직 지원 조례 제정부터 시정 감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민단체 입장에서도 가치를 공유하는 시의원 2명이 있어 시정 감시 활동이 수월했다. 그러나 2014년 지방선거에서 두 후보 모두 아깝게 낙선하면서 예산 자료 하나 구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최인혁 후보는 “2014년에 민주당 시의원 2명이 들어갔지만 큰 의미가 없었다. 시정 모니터링을 할때면 예산 논의를 한참하다가도 휴정하고서는 합의했다고 정리 해버리는 모습을 봤다. 지난 4년 간 시의회를 보면 참담했다. 시장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진보 기초의원 1명이 구미시의회에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활동가로 행정 감시 활동을 하면서 느낀 한계는 출마 결심에 이르렀다. 특히, 박정희 탄생 100주년 사업, 새마을 관련 사업에 과도한 예산이 배정하는 데 지적하는 의원 하나 없다는 게 아쉬웠다. 물론, 시민들과 직접 만나면서 문제점을 지적하고 알리는 역할을 하면서 28억 원을 배정해 추진하던 ‘박정희 뮤지컬’ 제작을 무산시키기도 했다. 최 후보는 “예산, 시정 감시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있다. 예산낭비를 막고, 시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세금을 쓰도록 하는 일이 시의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명함을 건네며 인사하던 최 후보에게 30대 한 시민은 “기업이 자꾸 빠져나가고, 인구가 자꾸 줄고 있는데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다. 젊은 시민들에게는 ‘박정희 사업’보다는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일자리가 줄어드니, 자영업자도 어렵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인혁 후보는 “구미가 노동자 도시지만, 비정규직이 50%가 넘어가는 상황이다.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충이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쉽게 고충을 이야기하고, 상담할 수 있는 문턱이 낮은 우리동네상담소를 만드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는 ▲우리동네 노동상담소 설치 ▲비정규직노동센터 설치 등과 함께 ▲어린이 안전 조례 제정 ▲청년 지원 조례 제정 ▲장애인 이동권, 생활권 보장 확대 등을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