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선거관리원회가 장애인 투표 지원단체 대표의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지원 발언으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빚자 해당 단체와 맺은 협약을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성명을 내고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창환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회장은 지난 7일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장애인 투표 활동 지원단을 권 후보 당선을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일으켰다. (관련기사=장애인 투표 지원단체 대표, “사전투표 승부 내야…권영진 밀어달라”(‘18.6.8))
김 회장은 16개 대구 지역 장애단체의 권 후보 지지 선언 자리에서 “저희들 협회에서 장애인 투표 참여 발대식을 했다”며 “선관위에서 120대 정도 지원한다. 사전투표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장애인은 콜을 하면 우리가 전부 후송해 투표하도록 체계를 갖춰놨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한 번 더 믿어보시고 우리 권 시장을 확실하게 압도적으로 승리할 수 있도록 밀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대구지장협은 지난 5일 대구선관위와 장애인 투표 지원을 위한 ‘투표 활동 지원단’ 발대식을 개최했다. ‘투표 활동 지원단’은 선관위가 비용을 지원하면 대구지장협이 차량과 인력을 지원해 거동 불편 장애인의 투표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대구선관위는 김 회장 발언을 확인한 직후인 8일 오전 11시 40분경 대구지장협을 찾아 김 회장을 만났고, 장애인 투표 보조 지원단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대구선관위 관리과 관계자는 “발언 내용을 봤을 때 선거 공정성에 심각한 훼손이 우려되어서 지원단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관점에 따라 선관위가 권영진 후보를 위해 교통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서 단체에 운영하지 말라고 통지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지원단 운영과 별개로 대구지장협이 자체적으로 교통 편의를 제공하는 것 역시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사실도 고지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김창환 회장 지지 선언으로 단체가 하는 활동 보조 사업도 권 후보를 위한 기부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선관위와 관계없이 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여민캠프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권영진 후보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창환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장의 도 넘는 선거법 위반 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임대윤 후보 캠프는 “장애인 선거인의 참정권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므로 투표장으로 후송해 주는 것은 충분히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런 제도를 김창환 회장은 권 후보 선대위원장으로서 악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임 후보 캠프는 “이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며 “투표 날 농촌 지역에서 흔히 발생하는 불법행위가 어르신을 승합차에 태우고 투표장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도심에서 백주에 공공연히 벌어져서야 되겠는가. 장애인 사전투표소 후송 개입을 중단시키고 선거법 위반 의혹을 신속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