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진보정당 시의원 나올까? 임태상-이재화냐, 장태수-이재화냐

대구 서구 2선거구 자유한국당-정의당-무소속 3파전
4선, 3선 구의원 출신 두 명과 재선 시의원의 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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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는 8개 구·군 중 가장 보수색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2012년, 2017년 대선에서 모두 대구 8개 구·군 중 새누리당-자유한국당에 가장 많은 표를 준 곳이 서구다.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84.2% 지지를 보냈고, 2017년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게 54.2% 지지를 보냈다.

6.13 지방선거에서도 서구에서만 유일하게 무투표 지역구 당선자가 나왔다. 대구 전체 3명인 무투표 당선자 중 2명은 중구, 달성군 비례의원이고, 1명이 서구 1선거구 시의원이다. 자유한국당 후보가 단독 출마했다. 대구에서 역대 최다 후보를 낸 더불어민주당도 서구에서만 시의원 후보를 내지 못했다. 정의당 장태수(46) 전 서구의회 부의장이 서구 2선거구 시의원 후보로 나섰다.

서구 2선거구는 장 후보를 포함해 3명이 출마했다. 재선 시의원을 지냈지만 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이재화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임태상 전 서구의회 의장이 한국당 공천을 받았다. 세 후보 모두 지지 기반이 분명해서 대구시의원 선거 중 몇 안 되는 격전지다.

임태상-이재화 고민하거나 장태수-이재화 고민
“이때까지 잘했는데, 왜 안 받아줘가 무소속 나오게···섭섭해”
2014년 이재화 최고 득표 비산7동은 “다시 이재화”
“소문난 잔치 먹을 거 없다” 그래도, 한국당!

▲대구 서구 북비산네거리 한 켠에서 붙은 선거 벽보 앞으로 장기를 두는 남성들이 보인다.

서구 2선거구는 기초의원 선거구 두 곳(서구 ‘다’ 선거구와 서구 ‘라’ 선거구)으로 나뉜다. ‘다’ 선거구는 비산1,5,7동과 원대동을 지역구로 하고, ‘라’ 선거구는 비산2,3,4,6동과 평리1,3동을 지역구로 한다.

임태상 후보는 ‘다’ 선거구에서 4선 서구의원에 당선했고, 장태수 후보는 ‘라’ 선거구에서 3선했다. 이재화 후보는 두 지역을 합친 시의원 선거구에서 재선했다. 때문인지 ‘다’ 선거구에서 만난 주민들은 임태상, 이재화 후보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고, ‘라’ 선거구에서 만난 주민들은 장태수, 이재화 후보를 두고 고민했다.

‘다’ 선거구 원대시장(원대동)에서 만난 김국선(80) 씨는 “잘 하고 있는 사람을 와(왜) 그래 안 받아주고(공천을 안주고), 싹싹하고 잘 하던데”라면서 “이때꺼정 잘했는데, 무슨 부정이 있었능가, 왜 안 받아줘가 무소속으로 나오도록 맹드능가, 이거지. 섭섭한 마음도 있지”라고 이재화 후보에게 우호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김 씨는 “안주까지(아직) 감이 안 잡혀 누구로 할까. 정든 사람이 있어가, 정든 사람을 찍어줄까. 아니면 바까볼까(바꿔볼까) 이런 생각도 있고”라며 한국당 공천을 받은 후보와 이재화 후보 사이에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김 씨는 한국당 공천을 받은 사람이 누군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한국당 지지 의사는 분명히 밝혔다.

같은 ‘다’ 선거구인 비산7동 한 경로당에서 만난 80대 여성도 이재화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비산7동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이재화 후보가 가장 많은 득표를 한 동네다. 80대 여성은 “우리 생각은 젊은 사람들하곤 틀리겠지만(다르겠지만), 하던 분이 그래도 시의회에 들어가는 게 말 한마디라도 안 낫겠나 싶다”며 “그분(이재화)이 참 잘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임태상, 장태수 후보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답했다.

같은 동네 마을 슈퍼 앞에서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던 71살 남성 김 씨도 이재화 후보를 지지했다. 한국당 당원이라는 김 씨는 당 후보 대신 이재화 후보를 찍을거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재화 잘 알죠. 한 달에 한 번씩은 만나요. 당원 행사에서 한 달에 한 번은 만나는데, 지금까지 친분이 있는데 찍어줘야죠”라고 말했다.

반면에 분명하게 지지 후보를 언급하지 않지만 한국당 지지 의사는 분명히 밝힌 주민도 있었다. 원대시장에서 만난 60대 중반 남성은 “대구는 암만 캐도(아무래도), 현 정권이 못하니까 야당(자유한국당)을 많이 찍어줘야 문재인을 견제할 수 있지 않나”며 한국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원고개시장(비산1동) 금은방에서 만난 80대 남성도 마찬가지다. 그는 변화가 좀 있겠냐는 물음에 “전혀”라고 딱 자르면서 “이래저래 흔들린다 해도, 투표장 들어가서 붓대를 딱 쥐면 말이지. 지 자리(제 자리) 찾아가는 기라. 그기 희한한 거지, 그기 옛날 말로 피는 못 속인단 말이라”라고 한국당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암만 떠들고 댕기고(다니고), 난리쳐사봐야(난리 쳐봐야), 다 소용없어. 소문난 잔치 먹을 거 없다고”라는 그는 이미 마음을 굳힌 듯 보였다.

장태수, 3선 구의원한 비산 2,3동 “젊고 똑똑한 장태수”
“솔직히 이재화하고 장태수가 젤 낫다”는 원대시장 상인도
대구 최초 진보정당 시의원 나올까?

▲각 후보들 선거 현수막이 펄럭이는 북비산네거리.

장태수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는 ‘라’선거구에서 분명하게 확인됐다. 비산 2,3동에서 만난 67살, 65살 김 씨 부부는 장태수 후보 지지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한국당을 지지했지만, 시의원은 장태수를 찍을 거라고 했다. 부인 김모(65) 씨는 “나는 그동안 계속 장태수 씨를 지지했어”라며 “딴 사람들 보다 스스로 골목마다 들리면서 서민들캉 이야도 잘하고 소통을 하는 사람”이라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남편 김모(67) 씨도 “그 사람(장태수)은 그냥 선거 때 얼굴만 내밀고 그런 게 아니거든요. 젊은 사람치고는 골목골목 댕기면서 자기 눈으로 확인해가지고 구역구역 해줄라고 노력을 많이 한다”면서 장 후보의 구의원 구정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

인근에서 만난 50대 중반 남성도 “구의원 나올 때도 장 의원을 찍어줬다”며 “똑똑하고 젊잖아요? 당은 상관없어요, 사람 똑똑하면 되지”라고 장 후보 지지 의사를 전했다.

58살 여성 양 씨는 “저 같은 경우는 장태수 씨도 인물이고, 이재화 씨도 그렇고 두 분 중에 한 분(을 선택할 것)”이라며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듯 말했다. 하지만 곧이어 “솔직히 장태수, 이재화 두 분 중에 한 분이 되지 않겠어요? 이재화 씨는 많이 다니는 스타일이고, 장태수 씨는 동네 계시니까 우리가 또 밀고”라고 은연중에 장 후보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원대시장에서 만난 상인들 중에서도 이재화, 장태수 후보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를 만날 수 있었다. 59살 여성 전 씨는 “솔직히 시의원 나온 사람 중에는 이재화하고 장태수가 젤 낫다”며 둘 중 누굴 지지하느냐는 물음에는 “글쎄요. 모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대구시의회는 전체 27개 시의원 선거구에서 지역구 시의원 27명을 뽑고, 비례대표 시의원 3명을 더해서 전체 30명으로 구성된다. 1995년 지방선거 실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지역구 시의원 중 민주-진보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다. 2006년과 2014년에 비례대표로 선출된 민주당 시의원이 각 1명씩 의회에 진출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