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후보, 장애인 정책 ‘구체적’ 협약 요구에 난색

420연대, "2014년 협약 이행되지 않은 내용, 희망원 문제 해결을 위한 것"
권영진,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믿어줬으면"

16:25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와 지역 장애단체의 공약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장애단체는 권 후보 측이 최소한의 목표치도 없어서 진정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권 후보 측은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포괄적으로 협약을 맺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장애인연대)는 지난 20일과 23일 권 후보 측과의 면담을 했고, 이 자리에서 양측은 협약 관련 접점을 찾지 못해 정책 협약을 맺지 못했다.

420장애인연대는 ▲장애인 복지 공공시스템 구축 강화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환경 조성 ▲장애인의 탈시설, 자립지원 체계 강화 등 5개 주제와 관련된 정책 협약을 권 후보와 맺고, 당선 후 공약 이행을 위한 세부 계획 수립을 합의하려 했다.

권 후보 측은 큰 틀에서 협약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최소한의 기준을 정하자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장애인 탈시설 지원 센터 등 신규 시설을 설치 하자는 제안이나 발달장애인 자립 주택 40개소 운영 등 구체적인 목표치가 제안된 협약 내용은 협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420장애인연대는 25일 오전 11시 권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최대 수용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던 권영진 후보 측의 말이 사실이 아닌 것에 실망”이라며 “협약 내용의 대다수가 2014년 맺은 협약의 연장선에 있는 내용이고 2017년 발생한 희망원 문제의 해결을 위한 내용이기도 한데 권 후보가 미온적인 것에 분노한다”라고 밝혔다.

▲25일 권영진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420장애인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420장애인연대)

전근배 420장애인연대 정책국장은 “구체적인 예산 액수를 적어서 협약하자는 것이 아닌데, 예산 확보 계획과 정책 목표치마저 제외한 채 협약하자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라며 “이번에 제안한 정책이 대다수 2014년 협약 당시 이행되지 않은 것이고 희망원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권영진 후보 캠프 관계자는 “희망원 관련한 협약 내용도 ‘100일’이라는 시한을 정한 것은 빼고 협약을 하겠다고 했다”라며 “협약에 따른 예산 분석도 되지 않았다.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믿어줬으면 좋겠다. 권영진 시장만큼 장애인 권리에 관심 두는 사람이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