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정의당 대구시당과 진보결집+대구모임은 11월 창당을 목표로 ‘진보혁신과 결집을 위한 연석회의 대구모임’을 발족했다. 지난 9월 2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논의하던 4자 대표자(국민모임, 노동정치연대, 정의당, 진보결집+)가 합의를 한 만큼 예정된 수순이었다.
하지만 대구지역은 국민모임과 노동정치연대 주체가 없어 통합의 시너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또, 4자간 조직 형태와 규모의 차이도 있어 대표자 합의 이후 ‘당명’과 ‘당직’을 둘러싼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뉴스민>은 진보연석회의 대구모임 공동대표를 맡은 정의당 대구시당 이영재 위원장과 진보결집+대구모임 장태수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진보정당에 관한 생각을 들어봤다.
조직 노동자 참여 필요성에는 이견 없어
이영재 “노조, 부문단체, 주민단체서 활동하는 이들 결집”
장태수 “조직노동자 참여 간절히 바란다…청년세대 참여 기대”
두 세력 이외에 결집한 새 진보정당에 누가 참여할 것인가.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는 조직 노동자 참여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었다.
이영재 위원장은 “함께 추진해나갈 세력이 필요하지만, 진보진영 전체가 함께하길 바라는 건 허상”이라며 “산별노조, 소규모 노동집단, 부문별 단체, 주민단체 등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보적, 노동단위들이 (진보결집 주체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태수 대표는 “현실적으로 조직노동자의 참여를 간절히 바란다. 노동자들의 계급투쟁이 진보정당과 함께해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미조직 노동자들의 참여를 조직하는 것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태수 대표는 “청년세대의 참여를 특별히 기대한다”면서 “새로운 진보정당은 조직문화가 개방적이고 다원적이어야 하며 청년들이 매력을 느끼도록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배려 필요성에는 공감…당명 두고 의견 엇갈려
총선 전까지 정의당 vs 새 진보정당은 새 이름으로
물리적 통합 과정에서 진통 경험이 있는 만큼 배려의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당명과 문제와 관련해서는 견해가 달랐다.
이영재 위원장은 현실적 이유로 총선 전까지는 ‘정의당’으로, 총선 후 당명을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그는 “진보정당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실망감, 외면 속에서 이제 겨우 4~5%대의 고정 지지율과 그 2배 되는 인지도를 얻어낸 것은 적지 않은 성과라고 본다. 그런데 원론에 휩싸여 또 한 번 당명 개정에 돌입한다는 것은 지난 3년간 해왔던 당명을 알리기부터의 기본 홍보사업을 다시 하자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반면 장태수 대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은 그동안 분열과 분리의 과정을 거치면서 약화되고 그에 실망한 당사자와 지지자들의 힘을 새롭게 모으는 과정이자 결과”라며 “기존 당명을 반복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당직에 관해서 대구지역은 상대적으로 쉽게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장태수 대표는 “4개 조직 중 어느 한 조직이 새로운 진보정당의 지도집행체계 및 의결구조에서 과반을 점하지 않도록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고, 이영재 위원장은 “초기에 집단 지도 체제는 불가피하지만, 책임감과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상임대표체제는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 진보정당 창당 이후에나 총선 계획 나올 듯
“새로운 진보정당에 함께 해달라”
2016년 총선 준비와 관련한 이야기도 들어봤다.
이영재 위원장은 “정의당은 지난 2월부터 총선 준비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며, 전국 총선후보들을 발굴하며 교육과 지원 사업을 해왔다”며 “통합 과정에서도 이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태수 대표는 “총선에 관한 공식적인 결정과 준비는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 이후에 시작될 것”이라며 “그럴 일이 없겠지만, 당내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지난 통합진보당에서의 퇴행적인 모습은 절대적으로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진보결집 바라보는 대구시민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이영재 위원장은 “기득권 유지에만 골몰하는 집권당이 일당 독점으로 군림하는 대구에서 제 목소리 한 번 제대로 못 내고 중앙정치에만 함몰된 제1야당이 시민의 민생과 대구의 현안을 챙겨주길 바라는 것은 이제 헛된 기대임이 밝혀졌다”며 “지역의 현안과 시민들의 민생을 위한 정책 대안과 쓴소리 마다치 않는 야성을 가진, 편안한 소통의 정치를 통해 실질적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는 변함없다. 함께 힘을 보태 달라. 결국, 참여하는 시민이 세상을 바꾼다는 원칙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장태수 대표는 “실수를 거듭했던 진보정치세력이 이제 더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에 나섰다”며 “노동자 서민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보듬을 힘 있는 정당, 미래를 선도하는 젊은 정당, 대리하는 정치를 넘어 참여하는 정당, 무엇보다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향하는 진정성 있는 정당을 새로 만들겠다. 애정 어린 마음으로 새로운 진보정당의 걸음을 격려해주시고, 함께 해 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