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 오전 9시 ‘거리의친구들사회적협동조합’과 ‘다울건설협동조합’은 대구시 서구 비산동 달성토성 인근 한 쪽방을 찾았다. 지은 지 40년 된 슬래브 지붕의 2층 복도 끝 205호의 한여름 열기를 막을 단열공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벽에 단열재를 넣고, 창호를 바꿨다. 도배하고 새장판도 깔았다.
좁은 계단과 복도를 따라 자재를 날랐다. 벽지를 재단하고 풀칠할 공간조차 없었다. 작업시간이 길어졌다. 이날 집수리는 거리의친구들 조합원 4명, 다울 조합원 3명이 참여한 가운데 다울의 기술자들이 시범을 보이고 거리의친구들이 실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다울건설협동조합’(이사장 조기현)은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난해 7개 쪽방에 단열 시공을 비롯한 집수리를 했다. 그들은 올해 첫 집수리에 ‘거리의친구들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김수두)을 참여시켜 일자리를 나눴다.
조기현 다울건설협동조합 이사장은 “이 집의 주인도 집을 수리할 힘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집을 고쳐주는 거다. 이렇게 집을 수리하면 이곳에 사는 사람의 마음부터 밝아진다”라며 “같이 참가했던 거리의친구들 조합원들도 ‘우리가 이제까지 받기만 하다가 누군가를 위해 일을 하면서 기분이 좋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두 기관의 인연은 지난해 ‘거리의친구들’ 조합원들이 한국가스공사(사장 정승일)의 ‘온누리 건축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건축아카데미를 주관한 ‘다울’과 ‘거리의친구들’은 교육과정이 끝난 지금도 도마, 피크닉테이블, 나무화분 등 목공예품을 생산하고 시장에 내놓고 있다.
‘거리의친구들 사회적협동조합’은 노숙인을 주축으로 자립 기반을 만들기 위해 지난 2017년 9월 창립했다. ‘다울건설협동조합’은 은퇴한 건설 노동자들 모여 주거 문제와 일자리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2015년 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