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 4인 선거구 모두 2인으로 쪼개기 처리

4인 선거구 6개 신설 선거구획정위안, 자유한국당 4명 전원 반대
4인 ‘0’으로 하는 수정안 표결로 처리...오후 2시 본회의 예정

13:44

대구 기초의원 4인 선거구가 2인 선거구로 모조리 쪼개질 가능성이 커졌다. 19일 오전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최광교)는 ‘대구자치구·군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선거구획정안에서 4인 선거구 6개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안에 대한 표결에서 김혜정 시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반대 거수하고 있다.

같은 시각 광주시의회는 기존 16개였던 2인 선거구를 3개로 줄이고, 3, 4인 선거구를 9개에서 17개로 늘리는 획정안을 의결했다. 특정 정당 독점 구조가 확연한 두 도시 시의회가 완전히 다른 선택을 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대구시의회 256회 임시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약 40분간 질의응답을 거친 후 정회 끝에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안을 의결했다.

이동희 시의원(자유한국당, 지산·범물·파동)은 본인 지역구가 4인 선거구로 묶인 것이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동희 시의원은 “수성구 지산·범물·파동을 4인으로 하고 3선거구인 두산동, 상동 지역은 2인 선거구로 남겨뒀다. 지산·범물·파동이 4인인 이유가 뭐냐”며 “획정 기준을 획정위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 아니냐. 주민 의견을 물어본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김의식 시의원(자유한국당, 내당·평리2,4,5,6·상중이동)도 “구의원 제도는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동네 대표성이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번 안은 많은 곳은 9개 동을 4인 선거구로 만들었다.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획정위안 중 9개 동이 4인 선거구로 묶인 지역은 김의식 시의원 지역구인 서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혜정 시의원(비례)은 “선거구 획정 문제는 2005년부터 대구시가 변칙적으로 처리해왔다”며 “이번엔 획정위 의견을 따라야 한다. 소수정당, 다양한 시민 의견이 반영되는 4인 선거구 신설을 무산시키버리면 의원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원안 처리를 촉구했다.

하지만 기획행정위는 예정된 수순처럼 정회 후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으로 쪼개는 수정안을 제시하고 표결에 들어갔다. 5명으로 구성된 기획행정위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만 4명이어서 표결은 큰 이변 없이 4대 1로 의결됐다.

회의 시작 전부터 기획행정위원 개개인에게 의견서를 전달하며 획정위의 절차적 적법성을 문제삼았던 윤석준 시의원(바른미래당, 공산·도평·불로·봉무·방촌동)은 회의가 끝난 직후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효가 9일인데, 획정위 회의는 8일에 있었다. 선거구 획정 절차가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회의 자체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15일부터 4인 선거구 원안 의결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인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기획행정위를 방청한 후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지만, 마찬가지로 4인 선거구를 남겨둘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국민개헌정치개혁대구시민행동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우리미래 등은 15일 오전 대구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선거구획정위가 결정한 4인 선거구를 원안대로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장태수 위원장은 “주민 대표성을 고려해 9개씩 많은 동네가 포함된 지역은 나누더라도 그렇지 않은 지역은 남겨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럴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대구시의회는 오후 2시에 곧 시작할 본회의에서 4인 선거구를 모두 쪼갠 획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