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부터 대구 전 지역에 기록적인 강설이 내리면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 이후 처음 운행을 멈췄다. 대구참여연대는 “도시철도 3호선 운행중단 사태는 예견된 사고”라면서 대구시의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대구에는 낮 12시 기준 적설량 7.5cm의 눈이 내렸다. 대구시는 새벽부터 도로 상태를 점검하고 재난문자를 발송하는 등 강설에 따른 상황 대처에 노력했지만, 출근 교통이 마비되고, 지하철로 시민들이 몰려 낭패를 겪었다.
특히, 지난 2015년 개통한 지상철 3호선은 운행 4년차 만에 처음으로 운행을 멈췄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5분경 범물-용지역 구간으로 운행하던 열차가 오르막 궤도빔 결빙으로 미끄러지면서 철로 가운데 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열차 안에는 승객 20여 명이 타고 있었고, 공사 측에서 후속 열차로 구원 조치하도록 했지만 여의치 않자 사고 열차를 후진시켜 승객을 하차시켰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사고 이후 열차를 다시 정상 운행 시켰지만 낮 12시 55분경 지산-범물역 구간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면서 오후 1시 2분께부터는 열차 운행을 중지시켰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지산과 범물 사이에 결빙이 되어서 미끄러지는 현상 때문에 열차를 멈췄다. 거길 빠져나가지 못하면 다른 열차도 움직일 수 없어서 3호선 전체 운행을 멈추고 제설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제설 작업 끝에 오후 3시 15분경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지상철 개통 4년차 만에 운행이 멈추는 사고가 발생하자 대구참여연대는 오후 성명을 통해 안전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대구참여연대는 “갑작스런 폭설이 내린 3월 8일 운행 중이던 도시철도 3호선이 멈춰섰다. 대피로가 없는 3호선에서 승객들은 운행이 재개될 때까지 꼼작도 못 한 채 열차에 갇혀 있어야 했다. 다행히 20여 분 만에 운행이 재개됐지만 운행 재개가 하염없이 길어졌더라면 어찌 될 뻔했는가”라고 힐난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이번 운행 중단 사태의 경우 5년 여전 시민사회단체와 지하철 노동조합이 제기했던 문제가 현실화된 것이라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며 “모노레일 특성상 폭설에 의한 멈춤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여러 가지 원인의 사고 발생 시 대피시스템이 취약하므로 이를 해결한 후 개통할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감사원도 안전문제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으나 대구시와 도시철도공사는 안전대책에 문제가 없다며 개통을 강행했다”며 “급기야 오늘 3호선이 하늘 위에서 멈춰선 채 승객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대구시와 도시철도공사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면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비상대피로를 설치하고 사고 예방대책과 사고 시 효과적인 구조 시스템을 다시 점검 보강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