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대구대교구(조환길 대주교)가 교구의 쇄신을 요구했던 은퇴한 원로 사제에게 정직 처분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정은규(시몬) 몬시뇰(85)은 지난 1일자 천주교대구대교구 인사 발령에서 정직됐다. 은퇴한 원로 사제이자 ‘몬시뇰’ 칭호를 받은 사제를 정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정은규 몬시뇰은 지난 1960년 사제 서품을 받고, 199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몬시뇰’ 칭호를 받았다. ‘몬시뇰’은 덕망이 높거나 교회에 공을 세운 원로 사제에게 교황청이 직접 부여하는 명예 칭호이다. 대구대교구에서는 몬시뇰 칭호를 받은 사제는 정은규 몬시뇰이 유일하다.
이번 정직 처분이 교구 쇄신을 요구한 ‘괘씸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은규 몬시뇰은 조환길 대주교에게 지난 2014년 교구 쇄신을 수차례 요구해왔다.
특히 2014년 정은규 몬시뇰은 이강언 신부와 함께 조환길 대주교에 보내는 문서에서 교구의 부패와 물질주의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적극적인 쇄신을 요구했다.
천주교 신자이기도 한 정중규 전 ‘국민의당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은 “교황청에서 직접 명예직을 부여한 ‘몬시뇰’에게 정직 처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며 “2014년부터 교구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그러던 중 희망원 사태도 터졌다. 의혹을 덮는다고 덮히는 게 아닌데, 감추려고만 하는 것이 굉장히 어리석고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뉴스민>은 직접 정직 처분 이유에 듣기 위해 천주교대구대교구 홍보국과 사무처 비서실에 각각 연락했으나 “신부님께 직접 여쭤봐야할 것 같다”, “신부님이 자리에 없어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