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천(56) 정세균 국회의장실 전 정무수석이 12일 오전 대구 달서구 대구테크노파크 신기술산업지원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수석은 지난 1일 이미 같은 당 시장 후보로 출마 선언을 한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을 의식한 듯 ‘토종 TK’를 강조하면서 행동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승천 전 수석은 출마 선언문을 통해 “250만 대구시민 여러분과 함께 ‘제대로 대구’, ‘더불어 승천’을 이루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제대로 대구를 위해 시민이 결정하는 정치, 시민이 만들어가는 대구를 시민 여러분과 함께 실현하겠다”고 전했다.
이 전 수석은 “고인 물을 반드시 썩는다고 했다”며 “대구가 계속 뒷걸음질 쳐온 것은 정치가 고여 있었기 때문이다. 변화를 이끌어가야 할 정치가 기득권의 우물 안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유한국당 독점의 대구 정치 풍토를 지적했다.
이어 “이번 대구시장은 진짜 잘 뽑아야 한다. 우리 대구시민의 삶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이다. 우리 아들, 딸들의 미래가 달린 문제”라며 “누가 진짜 해낼 수 있는지, 누가 준비된 시장인지 시민 여러분이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 전 수석은 이날 ‘토종 TK’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하면서 자신이 대구 더불어민주당에 오래 헌신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데 노력했다. 이 전 수석뿐 아니라 출마 선언 행사 진행을 맡은 관계자도 ‘토종 TK’를 반복했다.
이 전 수석은 “대구 출신이 아닌 진짜 대구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승천은 대구를 지렛대로 출세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대구 시민의 삶을 향상하겠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토종 TK다”고 강변했다.
또, “우리 대구에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민주당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다들 잘 아실 것”이라며 “험난한 정치적 여정 속에서 쉬운 길, 편안한 자리에 대한 유혹도 있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구 연고가 옅고, 이제 갓 대구 정치에 입문한 이상식 전 실장과 차별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전 수석은 이어진 기자 질의응답에서 대구시장 후보 경선 방식에 대한 물음에 “경선이냐 전략공천이냐는 중앙당에서 결정할 것이고, 전 경선도 좋고 전략공천도 좋다”면서도 “민주당이란 상표를 갖고 대구에서 빨갱이, 바보 소리 들으면서 12년 민주당 정치를 해왔다”고 당에 대한 헌신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전 수석은 “저는 대구에서 10여 년을 살아온 사람이다. 10여 년을 살아오면서 제가 치른 희생도 있었다. 여기 당 고문님도 계시고, 당 간부들도 계신데. 지금까지 대구를 위해 민주당 이름으로 노력한 걸 당이 내팽개친닫는게 말이 되느냐”면서 “고문님 안 그렇습니까?”라고 참석한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했다.
이 전 수석은 “대구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젊은 후보, 참신한 후보를 존중해줘야 하고, 존중한다”며 출마 선언장에 참석한 이상식 전 실장을 소개하고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전 실장은 출마 선언이 끝난 후 이 전 수석에게 꽃다발을 전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현재까지 민주당에서 대구시장 도전을 공식화한 후보는 이 전 수석을 포함해 박성철 전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이상식 전 실장 3명이다. 이밖에도 김용락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도 출마를 염두하고 준비 중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현역인 권영진 대구시장을 포함해 이진훈 수성구청장, 김재수 전 농림식품부 장관,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출마를 공식화하고 경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