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기 대구교육감이 국정감사에서 국사 교과서 발행체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버텼다. 우동기 교육감은 국감에 앞서 김태년 국회의원에게는 국사 교과서 국정화(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정작 국감에서는 “의견을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답해 위증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찬성’,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반대’ 입장을 밝힌 것과도 비교된다.
14일 경북교육청에서 열린 2015년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구·경북·충북교육청 국감에서는 국정화에 대한 피감기관 교육감의 서로 다른 입장이 부각됐다. 국정화 논란은 박대출 국회 교문위 의원(새누리당)이 먼저 운을 뗐다. “(국사 교과서는) 이념적 잣대로 혼란을 부추겨왔다”며 피감기관 교육감의 입장을 물었다.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국정화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 입장을 내는 것은 교육감으로서 적절치 못하다”며 “교과서 문제가 정치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어 교육감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9일 김태년 국회 교문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국정화에 대해 ‘검정 절차를 거친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밝혀 국감에서 ‘위증’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태년 의원은 “검정 절차를 철저히 거친 교과서가 타당하다고 답했다.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고, 안민석 교문위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답변서로 의견을 전달했는데 공식 적인 답변이 아닌 걸로 말하는 것은 국민의 대의기관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2년 전 교학사 사태를 보면서 교과서를 국정화해야 한다고 생각을 바꿨다”며 ‘찬성’ 의견을 말했고,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역사에 정답이 없다면 다양한 시각의 교과서가 필요하고 검정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혀 국정화 ‘반대’ 입장을 말했다.
이에 이영우 경북교육감이 위증을 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진후 국회 교문위 의원(정의당)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2014년 교육감 선거 당시 국정화가 아닌 검정제도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교학사 교과서 논란은 2013년 말부터 있었던 건데 앞뒤 순서가 맞지 않아 허위 답변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선거) 당시에는 그렇게(국정화 반대) 생각했지만, 교학사 문제를 포함해 조사해보고 최근에 생각을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설훈 국회 교문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북한이 국사를 국정교과서로 가르친다. 유신시절 국정교과서이다가 문민정부 때 바뀌었는데, 다시 국정으로 하자는 것은 유신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정과와 관련한 야당 측의 의사진행발언이 이어지자 안홍준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넘어가자”, “지금은 질의 시간이다”라며 항의했다.
이날 오후에 재개된 국감에서도 국정화 논란은 이어졌다. 한선교 국회 교문위 의원(새누리당)은 국정화 반대 입장을 표한 김병우 충북교육감에게 “역사에서?모범 답안은 하나다. 역사에 다양성이 있다는 것은 역사를 잘못 배운 것”이라며 “국정교과서 배우는 게 잘못된 게 아니다. 공평한 교과서를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정진후 의원은 “국사에서 객관적인 것과 국정화를 혼동하면 안 된다. 교학사 교과서는 오류 투성이어서 논란이었고, 국정화의 문제는 획일화와 강요된 역사인식이다. 유신정권과, 전두환 군사정권에 대한 미화”라고 지적했다. 우동기 교육감에게는 “가만히 있는 게 정치적 중립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사 교과서 국정화란 국가가 교과서를 편찬하고 저작권도 갖는 방식이다. 현재는 민간 출판사가 국사 교과서를 발행하되, 국가의 검정과 심사를 거치는 검정제가 시행되고 있다.
국정화 논란은 국사 교과서 발행체제에 대해 ‘국정화’ 전환 내용을 포함한 내용을 담은 ‘2014년 업무계획’을 교육부가 청와대에 제출하며 불이 붙었다. 최근 교육부는 행정예고를 거쳐 국정화 여부를 포함하는 교과용도서 구분고시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며, 구분고시는?오는 10월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입시경쟁교육 철폐, 무상급식 초등학교 전면 시행 등을 촉구하고 학교비정규직의 노조에 대한 경북교육청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