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구본부, “이영주 사무총장 구속은 ‘촛불 정부’ 부정하는 것”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노동존중', 차라리 폐기하라"

14:18

3일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대구민중과함께가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구속을 비판하면서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등 양심수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오전 10시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대구민중과함께 등 40여 명은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상균을 비롯한 양심수 석방과 이영주 전 사무총장에 대한 수배해제는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기 위한 투쟁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촛불 정부임을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가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29일 문재인 정부 첫 특별사면 대상에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등 양심수들은 빠졌다. 곧이어 30일에는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로 수배 중이던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구속됐다.

이대동 민중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민중의 촛불이 없었다면 문재인 정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촛불의 마중물이 된 민중총궐기에 문재인 정부는 최소한 부채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정권 등 군사정부, 문민 독재정부에서도 모두 양심수를 석방했다. 취임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양심수 석방을 하지 않는 것은 시간이 모자라서도, 검토가 부족해서도 아니며 이 정부의 철학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형계 민중행동 대표도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에 맞서 싸웠던 사람들을 아직도 감옥에 가두고 있다. 이는 촛불을 후퇴시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우리 민중들이 다시 희망의 촛불로 설 수 있도록 결의를 다질 것”이라며 “민주노총 새 집행부가 들어섰다. 우리 동지가 구속됐는데 기자회견 한 번으로 마칠 건가. 우리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걸 동지들을 지키는 싸움으로 보여줘야 한다. 2018년 우리의 새로운 결의를 다져가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노동존중’을 차라리 폐기하기를 바란다. 겉으로는 마치 노동자를 위하는 것처럼 하고, 속으로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며 이용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대구지역 노동자와 민중들은 2018년 문재인 정부의 기만적인 언변과 노동자 포섭에 맞서 투쟁을 조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