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가 내년부터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한 데 이어 상주시와 문경시도 전격적으로 무상급식 행렬에 동참하면서 경북지역은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게 됐다.
지난 4일 영주시가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이후, 5일 구미지역 시민단체들이 남유진 시장과 면담을 갖고 내년 추경예산을 편성해 전면 무상급식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자 상주시와 문경시는 7일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상주시는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 위해 내년 예산에 8억8천만 원을 편성하고 부족한 5억9천만 원은 추경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또한 중학생 저소득층에 대한 급식비 지원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문경시도 내년도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 예산 10억6천만 원을 편성하고, 중학생 무상급식 예산도 4억5천만 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초등학생은 물론 중학생 70%가 무상급식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번 경상북도의 초등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는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컸다. 참교육학부모회 경북지부와 경북장애인부모회, 민주노총 경북본부 등 131개 경북지역 시민단체들은 지난 10월 17일 ‘경북친환경무상급식추진운동본부’를 출범하고 1인 시위를 비롯해 기자회견과 거리서명 등을 통해 경상북도와 경북교육청, 각 지자체 등을 압박했다.
특히 지난달 초 대구시교육청이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발표한 데 이어 울산시도 중학생까지 무상급식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경북교육청과 경북지역 지자체들은 학부모들의 원성과 요구를 외면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북에서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하자, 시민단체들은 이례적으로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각 시군 지자체가 낮은 재정자립도를 무릅쓰고 학생들을 위해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는 큰 역할을 했다”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경북친환경무상급식추진운동본부는 7일 오후 경북도교육청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제 경북도 다른 지역처럼 모든 지역의 초등학생들이 차별과 눈치 없이 무상급식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며 “경북 전체 시군이 내년부터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쉬움도 나타냈다. 이들은 “강원도와 제주도에 이어 전북과 충남도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추진하기로 한 이상 경북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면서 “우리는 초등학교 무상급식 실시에 만족하지 않고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이 실시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한 모든 후보들에게 중학교와 고등학교 무상급식 실시를 공약에 포함시키는 활동과 10만인 서명운동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무교육기관인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할 수 있도록 학교급식법 개정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찬교 경북무상급식운동본부 상임대표는 “경북도민들이 앞장서서 무상급식이 실시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초등학교 무상급식 실시에 만족하지 않고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실시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정치권도 환영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그동안 경북이 무상급식 비율이 저조했던 이유는 해당 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의 보수적 정책관 때문”이라며 “그처럼 반대해 오던 무상급식이 하루 만에 자치단체장의 결정으로 쉽게 결정되는 것을 보고 환영하는 마음보다는 안타깝고 화가 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경북도당도 “이제야 경북 전 지역 초등학생에 대한 보편적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되어 매우 늦은 감은 있으나 환영한다”면서 “중학교 3학년까지 친환경 무상급식이 전면 실시될 때까지 경북도민과 함께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휴=오마이뉴스/ 조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