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 편성을 진행 중인 대구시 북구청(청장 배광식)이 유통단지 내 전자관, 전자상가, 산업용재관 등에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명목 예산으로 약 20억 원을 편성했다. 이를 심사 중인 북구의회 일부에서도 전통시장으로 보기 어려운 시설에 전통시장 예산을 배정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내년도 북구 예산안을 보면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명목으로 지난해 대비 37억 3,232만 원 늘어난 45억 2,427만 원이 편성됐다. 그런데 이 중 44%에 달하는 19억 9,236만 원은 유통단지 내 전자제품매장 밀집 상점가인 전자관, 전자상가, 각종 공구상이 밀집해 있는 산업용재관 시설 개보수 예산이다.
구체적으로는 전자관과 전자상가, 산업용재관 공중화장실 개보수 비용이 7억 9,990만 원으로 40%를 차지한다. 그밖에도 미장방수(1억 6,936만 원), 외부포장(2,626만 원), LED 조명 교체(1억 3,204만 원), 비가림시설 보수(2억 원), 1층 아스콘 보장(578만 원) 등 화장실을 제외한 전자상가 시설 개보수에 5억 3,346만 원이 사용된다.
산업용재관도 피난유도등 교체(1억 5,900만 원), 공용조명 LED 교체(5억 원) 등 6억 5,900만 원이 더 반영된다. 전통시장 현대화 명목 예산 중 절반 가까이를 전통시장으로 보기 어려운 시설에 사용하는 것이다.
북구의회 A 의원 “일반 시민 눈으로 봤을 때 전통시장 지원 예산으로 전자관을 지원한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넓은 의미에서 시설 개보수로 인한 혜택도 대구 시민 전체가 보는 건데 북구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북구에 따르면 유통단지 내 7개 개별공동관 중 6곳이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에 구청장이 인정하는 전통시장으로 등록되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예산이 편성된 전자관과 전자상가, 산업용재관은 지난 1월 17일 구청장이 인정하는 전통시장이 됐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시설에 대해 구청장이 전통시장으로 인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