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차기 총장 선출 방식으로 직선제 시행이 확실시되며 직선제 투표의 구성원 참여 비율이 다시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직선제 관련 의견 수렴 공청회가 급박하게 열려, 투표 참여 비율을 포함해 다양한 구성원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20일 오후 4시 30분 경북대학교 교수회는 글로벌플라자에서 총장직선제 규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학생과 교직원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공청회는 지난 5월 교수회 산하에 구성한 총,학장선출규정개정을위한특별위원회(특위)가 선출규정안을 설명하고 질의 토론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특위는 선출규정안에 총장 선출 구성원 참여 비율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날 공청회에서는 참여 비율에 대한 교수회의 제안은 없었고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의 기능 ▲후보자 자격 ▲선거운동 방법 ▲선정 방법 등이 소개됐다.
이 자리에 참여한 교직원은 특위와 교수회에 의견수렴 절차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직장협의회와 조교협의회 등은 이날 공청회를 보이콧하겠다고 교수회에 밝혔다.
김인환 경북대학교 교원조교협의회장은 “공청회가 진행되려면 총장 직선제 규정 제정을 위해 먼저 상호 간에 의견 개진 정도는 오가야 했다”라며 “공청회 자리에 규정안 전문도 나오지 않았다. 왜 이렇게 급하게 공청회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 민주주의의 꽃은 총장 직선제다. 좀 더 고민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됐다면 좋았을 것이다. 총장선출기간도 아직 남아 있는데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공청회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 직원은 “특위 구성에서부터 직원과 학생은 배제됐다. 공청회에 규정안 원문도 배포되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해서 직선제 총장을 제대로 뽑아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소원 경북대학교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은 “구성원을 배제하지 않는 선거를 위해 구성원이 참여할 수 있고 관심 가질 수 있도록 전 학교 차원의 홍보도 필요하다”라며 “학생과 직원도 1인 1표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라고 말했다.
박만(응용생명과학부) 교수회 부의장은 “일정이 다소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맞다. 교수회가 총투표를 했기 때문에 바로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라며 “다음 선거까지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김효신(법학전문대학원) 특위 위원장은 “백지 상태에서 같이 규정을 만들기는 어렵다. 총장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규정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이라며 “규정안의 틀을 일정부분 잡아 놓고 핵심적인 부분을 구성원과 함께 완성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윤재석(사학과) 교수회 의장은 “2년 동안 처절하게 경험했던 아픔을 더 이상 재현하지 않기 위해 근본 문제점에 대해 성찰하고 해결해야 한다. 총장 직선제 부활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하루빨리 대학 자율성과 민주화를 다시 세우기 위해 직선제를 쟁취해야 한다. 공청회를 통해 구성원의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위 활동은 11월 중 종료될 예정이며, 종료 이후에는 교수회가 구성원 대표자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경북대는 지난 1990년부터 교수들이 참여하는 총장 직선제를 실시하다가 교육부 방침에 따라 2014년 간선제로 총장 후보자를 선출했다. 지난 2006년에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일정 비율로 참여하는 직선제를 도입했고, 1차투표에서 교수 88%, 직원 10%, 학생 2%, 2차투표에서는 교수 90%, 직원 8.3%, 학생 1.7% 비율로 총장 선거에 참여했고, 2010년에는 1차투표에서 교수 88%, 직원 10%, 학생 2%, 2차투표에서 교수 88%, 직원 10.3%, 학생 1.7%가 선거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