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한국패션센터 노동자가 악의적인 보도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패션센터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대구시에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기관이다.
3일 대구시는 지난달 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손 모(57) 씨의 유가족과 전국공공연구노조 한국패션연구원지부 등과 만난 자리에서 감사관을 통해 감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감사의 한계가 있을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김태한 대구시장 비서실장은 “고인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감사관을 통해 정말 억울한 사실이 있다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유가족, 전국공공연구노조, 대구참여연대 등으로 꾸려진 대책위원회는 권영진 시장과 면담을 요청했으나, 권 시장의 외부 행사로 성사되지 못했다. 김 비서실장은 “당장 시장님과 면담은 어렵다”며 “면담을 요청한 내용은 보고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박경욱 한국패션연구원지부장은 “한국패션센터는 대구시 산하 기관이고, 대구시장이 지휘하는 공무원들이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며 “(고인은) 원칙적이고 강직했던 분이 비원칙적인 요구에 저항하신 거다. 과장, 사무관 등이 무리하게 자료를 요구하면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준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손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가 A 인터넷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언론사의 자료 요구에 대구시가 손 씨에게 압박을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관련 기사 : “당신은 펜을 든 살인자요” 목숨 끊은 한국패션센터 직원, ‘언론 갑질’ 의혹)
대구시 섬유패션과 관계자는 “기자가 요청한 자료를 연구원에 요청했다. (시에서) 고인에게 직접 한 건 없다. 기밀 사항이 아니기에 자료를 제공했다”면서도 “요청한 자료가 해외 전시회 참가 현황이나 3년 치 용역 계약 현황 등 기사와는 관련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A 언론사 대표 등은 지난 2일 오후 5시께 한국패션센터 1층에 마련된 손 씨의 분향소를 찾아와 분향하고, 회의실에서 유족, 노조 등과 면담을 했다. 노조는 “기자의 잘못이 있다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릴 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를 한 B 기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갑질 의혹은 사실과 다르고, 제보와 취재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오전 11시 대책위는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또, 손 씨의 자살 원인 규명을 위한 검찰 고소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