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아르바이트 청소년 보호 조례안이 결국 부결됐다. 25일 오전 219회 수성구의회 임시회 3차 본회의에서는 지난 6월 216회 수성구의회 정례회에서 의결 보류한 ‘수성구 시간제 근로 청소년 등 취업보호와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의결 보류 이후 4개월 만에 조례안 운명이 결정된 것이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석철 수성구의원(무소속)은 지난 6월 의결 보류 후 지난 9월 218회 임시회에서도 다시 의결을 시도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 반대에 부딪혀 안건 상정조차 무산됐다. 본회의에 앞서 수성구의회 운영위원회는 간담회를 통해 안건 상정에는 합의했다.
하지만 최진태 의원(자유한국당)이 본회의장에서 “근로 청소년을 위해 조례를 제시해준 데는 감사하지만, 일부 주민과 의원들이 생각을 달리하는 바가 있다”고 이의를 표명하면서 무기명 투표로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무기명 투표에선 18명 중 11명이 반대하고 7명이 찬성해 부결됐다. 지난 9월 조례안 안건 상정 여부를 묻는 투표에서 10명이 찬성하고 9명이 반대, 1명이 기권한 것에 비추면 찬성 의견이 줄었다. 투표 결과만 보면 비(非)한국당에서 최소 3명이 반대에 손을 들어줬다. 무기명 투표를 통해 한국당 이탈을 기대한 것과는 정반대 결과가 나온 것이다. A 수성구의원은 회의가 끝난 직후 “이럴 줄 알았으면 기립 투표를 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날 투표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김삼조 의원과 성추행 문제를 일으킨 후 한국당을 탈당한 서상국 의원이 회의에 불참해 한국당 의원은 8명만 투표에 나섰고, 바른정당 4명, 더불어민주당 3명, 무소속 2명, 정의당 1명이 투표했다.
석철 의원은 “충격이 크고 허탈하다”며 “수성구의회 의원들이 이렇게까지 알바 청소년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없기 때문”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석 의원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조례를 재발의해서 7대 의원 임기까지 조례가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조례를 재발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논평을 통해 “어이 없는 것을 넘어서 당혹스럽다”며 “성추행 의원에 이어 알바하는 청소년을 보호하자는 조례 부결까지, 수성구의회 참 가지가지한다.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엉터리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의원들이 수성구민을 대표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수성구의회를 비판했다.
석철 의원을 포함해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무소속 등 정당 불문 의원 11명이 발의에 참여한 조례는 애초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 6월 조례 의결을 앞두고 대구기독교총연합회를 포함한 극우단체 회원들이 ‘동성애 조장 조례’라며 문자폭탄을 보내고 반대하면서 제정에 어려움을 보였다. (관련기사=수성구, 알바 청소년 보호 조례 제정 또다시 무산(‘17.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