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검 국감, ‘우병우 사단’ 논란 노승권 대구지검장 사퇴 요구

[2017 국정감사] 노승권 대구지검장, “나는 우병우 사단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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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노승권 검사장에게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노승권 지검장은 소위 ‘우병우 사단’으로 불리며, 지난 3월 박영수 특검으로부터 수사권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본부(2기)가 우병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수사할 당시 부본부장을 맡았다.

▲노승권 대구지방검찰청장

24일 오후 2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구지방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출석한 노승권 대구지검장에게 여야 의원의 집중 질타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전남 목포시)은 노승권 지검장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며 입을 뗀 노승권 지검장이 “‘진심으로 존경하옵는’ 권성동 위원장님과 위원님들께 국감을 받게 된 것을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하자 감사장 곳곳에서 실소가 나왔다.

▲24일 오후 2시, 국회 법사위의 국정감사가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열렸다.

박지원 의원은 “오동잎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이다. 우병우가 떨어졌으면 누가 떨어져야 하나. 대표적인 노승권 지검장도 떨어져야 한다”라며 “어제 (우병우가) 출국금지 된 것은 들었나. 이제 나가야(사퇴) 하는 것 아니냐. 서울중앙지검 1차장 하며 국정농단 사건을 무마시키고 횡포 저질렀는데 어떻게 촛불 혁명 산물로 태어난 이 정부에서 다시 승진했나. 고향 가서 국민 여론 잘 듣고 스스로 판단하라는 뜻 아니겠나“라고 물었다.

지검장은 “우병우 사단이란 말은 무슨 근거로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 을)은 “우병우 사단이 아니란 말인가. (우병우 사단이란) 측근, 신뢰 관계, 그런 뜻이다. 박근혜 캠프 3인방과 가깝지 않으냐. 이춘삼, 안봉근, 정호성. 그분들 민원 들어주지 않았나”하고 물었다.

2003년 대구지방검찰청에서 부장검사로 일했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남양주갑)은 “(노승권 지검장은) 중앙지검에 있을 때 특수본에 계셨다. 작년 10월 30일 최순실이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때 안 잡았다. 언론에서 난리가 났다. 왜 안 잡았나”라고 물었다.

노승권 지검장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당시 최순실 소재를 몰랐다. 느닷없이 새벽에 출입국관리소에서 들어왔다는 연락이 왔다”라고 답했다.

조응천 의원은 “최순실은 승용차를 타고 호텔을 돌아다녔고, 출금도 했고 증거 인멸도 했다. 그때 최순실을 확실히 잡아 증거인멸을 못 하게 할 수 있었다. 32시간 동안 그냥 뒀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남양주병)은 최순실 씨 귀국에 맞춰 곧바로 구속하지 못한 것은 실수라고 지적하면서도 노승권 지검장을 옹호했다. 주광덕 의원은 “1차장으로서 독자적 결정이 어려웠을 것이다. 대한민국 검찰의 문제였을 것이다. 새 정부에서도 검찰은 바뀐 게 없다”라며 “우병우 낙인 찍기는 안 된다. 억울할 것이다”라고 두둔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강원도 춘천시)은 “지금이 무슨 문화대혁명 시기도 아니고 한풀이는 하나. 우병우 사단이냐 아니냐. 최순실 비호하냐 아니냐. 우병우와 최순실 2개만 들어가면 반동분자 된다. 자아비판을 요구하는 것 같다. 국감을 폐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병우 사단’이란, 2016년 11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구로구 을)이 국회에서 언급한 우병우 전 수석 측근 리스트다. 당시 공개된 명단에는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2016년 11월 기준) 외에도 김수남 검찰총장, 김주현 대검찰청 차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윤갑근 대구고등검찰청장, 김진모 서울남부지방검찰청장, 정점식 대검찰청 공안부장, 전현준 대구지방검찰청장, 김기동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유상범 창원지방검찰청장, 이동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의 이름이 담겨 있다.

노승권 지검장이 검찰 2기 특수본 부본부장으로 활동하던 4월 17일, 검찰은 직무 유기 혐의 등 5개 혐의로 우병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앞서 박영수 특검은 우병우 전 수석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며 지목했던 혐의는 직권남용 등 8개로, 검찰이 혐의를 축소했다는 비판도 당시 제기됐다.

우병우 불구속 기소 직후인 4월 21일, 노승권 지검장은 소위 ‘돈봉투 만찬’ 자리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우병우 사단’으로 불리는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안태근 법무부 감찰국장을 포함한 특수본 수사에 참여했던 간부 7명, 법무부 검찰국 간부 3명 총 10명이 참석했다. ‘돈봉투 만찬’ 자리에서는 100만 원가량이 든 돈봉투가 오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감찰국장을 면직했다.

노승권 지검장은 우병우 전 수석이 대검찰청 특수본 수사기획관으로 근무할 당시 중앙수사부 1과장으로 있었다. 노승권 지검장은 우병우 전 수석과 서울대 법대 동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