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한국당 대구 수성구갑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 16일 저녁 지역 기초의원들을 모아 놓고 김숙자 수성구의회 의장 사퇴를 막아야한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김숙자 의장은 최근 동료 의원을 성추행한 후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서상국 수성구의원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사건을 무마하려한 의혹을 사면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문수 위원장은 이날 저녁 6시께 수성구갑 지역 자유한국당 수성구의원들과 함께 모처에서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의장 사퇴는 안 된다면서 의장 사퇴는 막아야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구의회는 지난 12일 219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었지만, 김숙자 의장 불신임 문제를 두고 갈등 끝에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하고 파행했다.
의회는 17일 오전 10시에 2차 본회의를 열어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고, 16일 오후에야 서상국 의원 징계를 위한 윤리특위 구성과 의장 불신임 안건을 다루는 의사 일정안을 확정했다. 일부 의원들은 의장을 제대로 돕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강석훈 부의장 불신임안도 제출했지만, 부의장 불신임안은 상정되지 않았다.
의장 불신임안은 윤리특위 구성안 논의 후 곧장 다뤄질 예정이다. 표결을 통해 이뤄질 불신임은 전체 의원 중 과반이 찬성해야 통과한다. 전체 의원이 20명인 수성구의회는 11명이 찬성해야 의장 불신임이 가능하다.
수성구의원 20명 중 최근 한국당을 탈당한 서상국 의원을 제외한 한국당 의원은 9명이다. 성추행 가해자인 서 의원은 회의 불참이 확정적이어서 17일 회의는 최대 19명이 참석한다. 의장 불신임안이 통과하려면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10명)하고 한국당 내에서도 최소한 1명이 찬성해야 한다.
A 의원은 “사실상 한국당 내에서도 김숙자 의장 불신임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B 의원 역시 “다음 의장을 염두하는 의원들도 있어서 한국당 내에서도 찬성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내에서도 의장에 비토 정서가 높아서 이대로라면 불신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김문수 위원장이 불신임안 처리를 하루 앞두고 구의원들을 소집해 ‘의장 사수’ 의견을 피력하면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게 된다.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위원장의 ‘명’을 구의원들이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문수 위원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구의원들과) 저녁을 먹었다”면서 구의원들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의장 사수’를 지시했느냐는 물음에는 “지시를 어떻게 합니까. 내가 지시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언론인데, 이 밤에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느냐. 내가 무슨 지시를 할 수 있나. 밥 먹는 자리인데 그런 이야길, 어디서 들었냐?”면서 “물으시는 거 보니까 내가 답하는 것과 다른 방향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매체 자체가 그런 것 같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이후 <뉴스민>은 김문수 위원장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을 받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