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괴 전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로 직장폐쇄, 징계해고를 당했던 경북 경주시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노동자 13명이 7년 7개월 만에 복직했다.
27일 오전 7시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공장 북문 앞에서 ‘해고투쟁 승리 복직 환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금속노조 조합원과 연대단체 회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정연규(54) 씨는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해고된 지 7년 2개월, 직장폐쇄 7년 7개월, 이날이 있기까지는 지역 동지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기뻐야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만은 않다. 아직 14명의 해고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다. 또, 공장에는 어용노조가 판을 치고 있으며 탄압과 차별이 계속되고 있다. 80여 명인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민주노조를 재건해내겠다”고 말했다.
경북노동인권센터장인 권영국(54) 변호사는 “너무 애쓰지 말아 달라. 8년의 시간이 해결한 것처럼 일정한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할지 모른다. 지금까지 버텨온 의지로 다시 노동조합을 올곧게 세울 것이라고 믿고 있다.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태영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이명박이 노동조합을 파괴할 시점부터 박근혜 정권이 내려올 때까지 싸웠다. 노동조합 탄압 신호탄으로 해고됐다면, 노동조합 활성화 신호탄으로 발레오만도 조합원들이 현장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해고자들은 노조에서 준비한 장미꽃 한 송이씩을 건네받고 공장으로 들어갔다. 회사는 상용공장 2층 교육장으로 출근을 주문하며, 당분간 복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는 2009년 식당·경비·업무 외주화에 반대하며 투쟁을 벌이자 2010년 2월 15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후 회사는 노동자를 선별해 공장에 복귀시키면서 그해 5월 친기업 성향의 제2 노조 설립에 개입했다. 7월 26일 금속노조 활동에 적극 나선 조합원 15명을 징계해고 했고, 또 다른 조합원 13명에 대해서는 정직 징계를 반복하다 해고했다. 2012년 국정감사에서 당시 민주당 은수미 국회의원을 통해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공모한 ‘노조파괴 시나리오’가 공개됐다. 2017년 6월 대법원이 15명에 대한 부당해고 판결을 내렸고, 정년이 지난 2명을 제외한 13명이 복직하게 됐다. 부당정직 이후 해고된 14명은 아직 소송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