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성추행 장학사, 피해자 접촉 시도···접근금지 신청

"피해자 근무지에서 가해자 선처 호소 탄원서 나와...고통 호소"

14:36

직원을 성추행해 해임된 대구교육청 장학사가 합의를 위해 피해자와 접촉을 시도해, 피해자 측이 법원에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앞서 대구교육청 A 전 장학사는 교육청 직원 2명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6월 1일 해임됐다. 해임 전 피해 사실을 접수한 대구해바라기센터가 수사에 나섰고, 대구교육청도 수사 사실을 파악해 지난 4월부터 감사를 벌였다. 9월, 검찰은 A씨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문제는 A 씨와 일부 주변인마저 피해자(2명)들과 접촉을 시도한 점이다. 피해자 접촉은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이뤄졌다. 12일,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사 장윤선)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죄질은 결코 가볍지 않으나 피의자(A씨)가 피의 사실을 인정하고 있고 수사단계에서 확보된 증거에 비춰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피해자의 변호인은 가해자의 접촉 시도에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한다며 지난 11일 A씨가 피해자들에게 접촉하지 못하도록 접근금지가처분을 신청했다.

대구교육청 일부 직원들은 가해자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모집하며 제삼자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 한 교사는 “A씨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작성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온당치 못하다고 생각해 거절했다”라고 증언했다.

최무영 변호사(대한법률구조공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피해자의 합의를 요청하며 (가해자 쪽에서) 접촉했다. 탄원서를 작성한 공무원도 피해자 직장을 찾아갔다”라며 “피해자의 근무지에서도 탄원서가 나왔다. 실질심사가 임박해서 피해자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A씨는 14일 <뉴스민>과통화에서 “피해자들에게 모두 사죄했다. (다른 질문에는) 답변드리기 곤란하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18일 피해자 접촉 사실을 묻기 위해 다시 전화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차원에서는 피해자들에게 해바라기센터 치유 상담을 받도록 했다”라며 “피해자의 신원 노출 우려가 있어 이후 조치에 대해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직장 내 성희롱은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희롱을 예방하고 관리 감독하는 책임이 교육감과 직장 내 관리자들에게 있다”라며 “관리자는 성희롱 사건 재발 방지에 구체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 씨는 2011년 대구교육청 장학사로 발탁된 후 우동기 교육감의 인문학 관련 사업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