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새롭게 내놓은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점수제 비자’ 제도에 대해 “사업주에게 노예처럼 종속돼 있는 현실을 더 강화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21일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점수제 비자’ 시행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사업주에게 노예처럼 종속돼 있는 현실을 더 강화시키고, 박근혜정권의 반인권적 이주노동자 정책과 전혀 차별성이 없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19일 법무부는 뿌리산업과 농림축산어업 등 3D 업종의 숙련기능인력 확보를 위해 오는 8월 1일부터 ‘외국인 숙련기능 점수제 비자’ 제도를 시범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제도 핵심은 일정 수준의 ‘숙련기능 점수’를 넘기면 장기체류할 수 있는 비자로 바꿔주는 것이다. 4년이 지나면 비자가 만료되지만 평가를 거쳐 ‘외국인 숙련기능 점수제 비자(E-7-4)’를 발급해주고, 2년마다 심사를 거쳐 체류를 연장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비전문취업(E-9)과 방문취업(H-2), 선원취업(E-10) 등의 비자를 가지고 4년 이상 국내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주노동자다.
민주노총은 성명서에서 “지금도 이주노동자들은 비자를 준다는 미끼로 폭력과 차별, 노동착취에 대해 숨죽이며 노예가 되기를 강요받고 있는데 이제 한술 더 떠 이주노동자에게 학력, 연령, 한국어능력, 국내 재산보유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심사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이주노동자들에게 등급을 매기고 줄을 세우는 반인권, 반노동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또 “정부의 정책목적이 이주노동자의 숙련기능 노동이라면 지금당장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신분을 합법화 하면 그만”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외국인 숙련기능인력 점수제 비자’ 제도를 시행하는 대신 △이주노동자 인권과 노동권 보장을 보장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및 고용허가제 폐지 △노동허가제 도입 계획을 촉구했다.
최근 발표된 문재인 정부의 국정 5개년 계획에 이주노동자 정책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이주 노동자의 처우를 한치도 개선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지금이라도 이주노동자 대책을 정부 계획에 포함시켜 모든 노동자를 위한다는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휴=참세상/박다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