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 추진 중인 대구 대표 도서관을 ‘책 없는 도서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곽상도 국회의원(자유한국당, 대구 중·남구)은 30일 대구 남구청에서 ‘대구 대표 도서관의 미래를 말한다’ 토론회를 개최하고 “어떤 식으로 만들든 책 없는 도서관 쪽으로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토론회에서 곽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시대 변화에 따라 종이책 대신 전자책, 온라인 검색 등이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책 없는 도서관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미국의 폴리텍 대학교 도서관 ‘커먼스(Commons)’, 텍사스 주에 위치한 ‘비블리오 테크(Biblio Tech)’ 도서관 등을 언급했다.
곽 의원은 “더 이상 종이책을 늘리는 것만으로 도서관으로 사람을 끌어들일 수 없다”며 “책 없는 도서관, 인공 지능 도서관, 아이들과 함께 공연도 보고 문화 예술 작품도 감상하는 열린 공간이 바로 우리에게 필요한 도서관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 “국립중앙도서관이랑 국회도서관은 산더미처럼 책이 있다”며 “그런 걸 하나 더 만든다는 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책 없는 도서관을 만들어 문화행사도 하고 모임도 해서 사람을 모을 수 있는 도서관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헌 자료를 저장하고 이를 통해 사람을 모아내 연구하고 토론하게 하는 도서관 고유의 기능보다 문화 공간으로서 기능적 측면을 강조한 것인데 이어진 토론에서 우려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재황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지역 공공도서관의 자료 보존 기능을 강조하면서 “지역 대표 도서관이 책 없는 도서관으로 가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곽 의원님이 사례로 든 앞에 도서관들은 공공도서관이 아니라 전문 도서관이다. 공공도서관, 그중에서도 대표 도서관을 책 없는 도서관으로 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하는 의견을 전했다.
대구 대표 도서관은 반환이 진행 중인 대명동 미군기지 캠프워커에 건립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는 지난 2015년에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를 공원 부지로 조성한 후 내부에 대표 도서관을 짓기로 했다. 도서관은 498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추진 중이며 다음 달 건축 설계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