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경북교육감이 교사 연수 중 “처녀 교사 값이 높다”는 등 성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교조는 시대착오적인 성차별 발언이라고 반발했지만, 연수를 주최한 경북교육연수원 측은 여교사의 긍지를 이야기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경북교육연수원 홈페이지에 각각 연수 후기가 올라왔다. 지난달 28일 경북 구미시 경북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유·초·중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 중 이영우 교육감이 “여교사는 최고의 신붓감”, “많은 사람이 여교사 며느리를 보고 싶어 한다”, “처녀 여자 교사들 값이 높다”는 등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경북교육연수원에 따르면, 이날 이영우 교육감은 오전 11시 10분부터 50분 동안 미래 교육 방향과 교사의 자세 등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교사 500여 명을 대상으로 별도 원고 없이 미리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으로 강연했다.
연수에 참여했다고 밝힌 교사 최 모 씨는 “저는 일등 신붓감이 되고 싶어서 교사가 된 것이 아닙니다. 교사라는 직분을 결혼 상대자로서의 제 ‘값’을 높이는 데 사용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며 “더 나은 교육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연수를 들으러 온 여성 교사들을 ‘좋은 신붓감’이라는 수동적인 객체로 규정하는 그런 발언은 교사로서 자긍심에 상처를 줍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사 김 모 씨도 “교육감 강연 중 ‘처녀 여자 교사들이 값이 높다’ 이런 표현은 누가 보더라도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며 “저도 놀란 것은 당연하고 여기저기서 한숨과 탄식이 나오는 것을 들었습니다. 경상북도 교육 분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분께서 그런 언동을 보이시면 일선에 있는 교사들은 과연 무엇을 보고 배우며 학생들을 대하겠습니까?”라고 꼬집었다.
이에 전교조 경북지부 여성위원회는 2일 논평을 내고 “이영우 교육감은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는 차별 의식이 담긴 발언을 해 놓고 문제의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발언은 교육감의 성차별, 신분에 대한 차별 의식이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감 발언으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낀 교사들과 도민들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성차별 인격 폄훼와 여교사 모욕에 대해 여성단체 및 학부모와 연대하여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경북교육청과 경북교육연수원은 해당 발언이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경북교육청 공보실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현재 교육감님이 휴가 중이라 별도 입장 표명을 할 수 없다”면서도 “특강 중에 여교사가 선망의 대상이다는 의미였는데, 다르게 받아들인 것 같다. 뉘앙스의 차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강에 직접 참여한 조정순 경북교육연구원 교수부장도 “세대 차이인가. 앞뒤 맥락이 여교사들이 긍지를 가지라는 예로 교사 며느리를 보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스쳐 지나갔다”며 “제가 현장에도 있었지만 ‘여교사’로 듣고 지나갔지 ‘처녀’라는 단어로 듣지 않았다. 젊은 당사자로서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구나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