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지시하자 주민과 종교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드 문제 외교적 해결에 나서며 국내적으로는 절차의 정당성 확보에 힘썼던 정책 행보와 맞지 않는 점, 북한의 ICBM과 성주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와의 직접적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의문을 남기고 있다.
앞서 북한은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발사 실험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 미사일 발사 실험 이후 “북한 정권도 실감할 수 있도록 강력하고 실질적인 조치를 다각적으로 검토”하라며 “사드 발사기의 조기 배치를 포함해 한미연합 방위능력 강화 및 신뢰성 있는 확장 억제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미측과 즉각 협의하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사드 발사대 관련 보고 누락 사태에 경위와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은 점도 확인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 지시와 달리 문 대통령의 사드 발사대 조기 배치를 지시하자 반발이 확산되는 것이다.
29일, 원불교, 천주교 등 22개 종교 단체로 구성된 종교인평화연대는 “정부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남북 대화와 교류, 국제사회를 향해 다각의 외교적 노력을 진행하다가 사드 추가 배치를 지시했다”라며 “어처구니없고 뜬금없다. 주변국의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고 심화시키며,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의 공약과 말을 뒤집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 정부 적폐 청산 의지를 지지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 결정”이라며 “문 대통령의 독일 베를린 평화구상과도 겉도는 결정에 국민들은 의구심을 져버리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도 29일 성명에서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는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 대응책이 될 수 없다. 사드로는 애초부터 북한의 ICBM 요격이 불가능하다”라며 “북한 스스로 미국에 대한 경고라고 밝히는데 한국이 북한보다 더 호들갑 떠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는 전형적인 안보 포퓰리즘으로, 사드 효용성과 불법 논란을 묻어두고 배치를 굳히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드배치 반대 단체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30일 오후 2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서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 결정 규탄 집회 이후 31일 청와대 앞 기자회견, 국방부 규탄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강현욱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대변인은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방문했을 때 이번 정부는 주민과 소통 의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독단적으로 전자파 측정을 시도하더니 결국 사드 발사대 배치를 지시했다. 모든 것이 기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환경영향평가가 끝날 때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정부의 말도 스스로 뒤집는 것”이라며 “주민 반발이 당연한데 배치를 하겠다는 것은, 북핵 위기가 고조된다며 사드를 야밤에 배치했던 박근혜 정부와 똑같이 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시기 관련해 군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위해 미 측과 협의를 거쳐 임시 배치를 위한 기초적 준비를 한 후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