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27일, 지난 20일에 이어 두 번째로 앞으로의 성주 촛불 집회 방향에 대한 군민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는 80여 멍의 주민이 참여해 토론했다. 노성화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의 사회로 약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촛불집회를 주 몇회 열 것인지에 집중됐던 지난 토론회와 달리 이날 토론회에서는 촛불집회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문옥희(용암면) 씨는 “많은 사람이 더 나오도록 하기 위해 여러 면에서 한 번씩 돌아가면서 개최하자”라는 의견을 냈다. 박노육(선남면) 씨는 “촛불의 역량을 지방자치적인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제안했다. 배윤호(가천면) 씨는 “이 자리는 많이 나오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 광장 대확화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은학 씨는 “지금 형식을 유지하며 여러 분과위원회에서 다른 내용을 준비해 요일마다 진행하고, 한 주에 한 번씩 집중해서 내용을 공유하는 방법도 있다”며 제안했다. 투쟁위는 당분간 지금과 같은 집회 방식을 유지하면서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함철호(월항면)
솔직할 필요가 있다. 성주는 나름대로 주체가 될 필요 있다. 소성리 할머님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일주일에 한 번 하자는 의견, 일주일 내도록 하자는 의견, 대립되는 게 아니다. 어떤 게 효과적인지 토론하는 과정이다. 다른 게 아니다. 우리 안에 소단위들이 만들어졌다고 본다. 스스로 발전할 기회를 줘야 한다. 촛불이 목적이 되어 여기에 너무 집중되면 그 단위들이 발전할 기회를 잃어버린다. 그런 부분이 발전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어느 한 날짜에 촛불이 집중되면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도 있다. 소성리가 수요일, 토요일, 야간에 하게 되는데, 성주 촛불 같은 경우 한 번 정도 집중해서 하면서, 여기 계신 분들은 유기적으로 접촉돼 있다. 자기가 가슴이 아파서 소성리 올라가는 분, 잠이 안 와서 가는 분. 계속 접촉하고 있다. 성주는 집중하는 게 좋겠다.
노성화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
1년 되는 시점에서는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계기가 어쩌면 재충전할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선동(월항면)
매일 하자는 입장이다. 소성리 할머니 눈치가 아니다. 우리가 사드가 들어와서 소성리 갔을 때 처음 외친 구호가 있었다. ‘소성리도 성주다.’ 그렇게 외쳤다. 이제까지 한국사회에서 벌어진 최근 저항운동에 있어서 마을 단위로 범주가 묶이지 않은 곳이 여기가 유일하다. 그렇게 싸워왔다. 대추리, 강정, 다 그렇다. 투쟁의 관심이 우리 스스로 좁아지는 걸 떠나서, 관심과 연대로 투쟁을 이끌어갈 수밖에 없는데 소성리로 국한되면 평화나비광장을 뺏길 것이다. 사드 반대 소성리가 된다. 그 순간에 동력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그다음에 벌어지는 건, 소성리에 국한돼 소성리에 집중적으로 회유와 협박, 공작이 들어갈 거다. 연대는 전선에 힘이 되지만 바퀴에 깔릴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 나도 그만두고 싶다. 여기 인연 몰랐으면 한다. 사드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지금도 이 시간에 집에서 혼자 내 생활한다. 하지만 이미 이 길에 와 있다. 팔자를 거부하고 싶지 않다. 저는 받아들인다. 마당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라면, 지금 이런 식으로 지켜낼 수도 있다. 시스템 보는 분들이 모집한다 하는데, 내가 하고 싶다. 지키면서 하는 촛불은 생명력이 짧다. 가능하면 매일 켜고 싶다.
이수미(월항면)
어제 김천촛불에 갔다. 우리와 투쟁 방법이 조금 다르다. 성주촛불이 존경스럽다는 걸 느끼고 왔다. 우리는 넓은 시각에서 상대를 배려하며 내가 아닌 우리라는 마음으로 싸움해 왔다. 촛불을 일주일에 한 번 하자, 매일 하자 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한다고 촛불의 힘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광화문에서 촛불 있을 때도 매일 들었던 게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 결집해서 들었다.
촛불은 촛불이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 목적은 사드 철거다. 지금은 꺼져가는 촛불을 부채질해서 키우는 게 우리가 능률적인지, 아니면 촛불에 힘을 덜 쏟고, 다른데 힘을 실어서 촛불을 확산시킬 수 있는 게 효과적인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조금 더 나아가서 사드는 지금 당장 결정되는 건 아니다. 최소 1년은 걸린다. 그 전에 우리가 심판할 일은 많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다.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어떤 득표율이 나올지, 도마 위에 올라와 있다. 대선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욕을 먹었나. 바깥에 있는 사람이 성주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촛불에 나와서 싸우는 게 효과적인지, 사람들 의식에 눈을 뜨게 하는 게 효과적인지 봐야 한다.
최영철(선남면)
7월 13일 라디오 트니까 성주 땅에 사드 배치를 한다고 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성주에 만약에 성산포대에 배치된다고 하면 내가 막으려고 노력했다. 국방부에서는 이런 말을 했다. 까치산, 염속산, 롯데골프장이 최적지라고 했다. 지금은 소성리로 확정됐다. 나는 1년 넘었는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드를 막으려고 온갖 노력을 했다. 소성리까지 내가 싸워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나는 우리 집하고, 소성리하고 한 26km 되는데, 배치 돼도 우리 집에는 아무 관계 없다. 소성리 주민을 위해서 내가 끝까지 싸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도 오는 것이 힘들다. 우비 입어가며 집회하러 와야 하는가. 일주일에 두 번만 하고 나머지는 소성리에서 하면 좋겠다. 성주는 사드가 큰 피해가 없다. 피해는 소성리에서 입는다.
손소희(성주읍)
지난주에 저희가 토론했지만 결론 내기 어려웠다. 그 이유는 투쟁위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후 구상되는 아이디어 수준에서 무엇을 해보고 싶다, 그런 이야기는 분분히 많았다. ‘홈키퍼 원정단’ 같은 것, 구체화 된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 토론이 어려운 이유는 투쟁위가 큰 그림을 제출하고 제안했을 때 조금 더 토론이 활발할 텐데, 그렇지 못해서 난상토론이 된 거 같다. 마치 일주일에 한번하자, 매일 하자라는 이야긴 거 같았지만, 대립되는 게 아니다. 여기 모인 분들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해 싸워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투쟁은 이것이라고 얘기한 거로 기억한다.
투쟁위는 아직도 방향과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는 부족함이 남아있다. 부족함은 계속 채워가야 한다. 토론은 현행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주에 촛불 준비팀은 어려운 위치에 있다. 이 고충을 어떻게 해결할까 하다가 촛불 직원을 모집하자면서 광고도 띄웠다. 언젠가 결론은 난다. 이 자리에서 토론은 일주일에 한 번, 일주일 내내 이런 것 보다 촛불 강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으면 좋겠다. 지난 토론회에서 말이 나왔다. 촛불을 매일 하더라도, 매일 나오는 게 아니다. 화려한 무대를 쓰는 게 아니라, 면 단위로 주관하는 방식도 있지 않나 하는 아이디어도 있었다. 다양한 생각을 내주면 좋겠다. 소성리 어머니에게 미안해하거나, 투쟁위가 힘들어 할까 미안해하는 걱정 하지 마시고 본인이 생각하는 의견 내 달라.
문옥희(용암면)
용암면에서 8명 정도 매일 오는 사람이 있다. 면 단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야 한다. 촛불 안 한다고 아는 사람도 많다. 일주일에 한 번, 두 번 이런 걸 얘기하는 거 보다, 촛불 활성화 토론하는 줄 알았는데, 일주일에 한 번 이야기하길래, 그것보다 많은 사람을 촛불에 나오게 하려면 각 면에 한 번씩 가서 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사람들한테도 촛불을 많이 알릴 수 있지 않을까.
박노육(선남면)
사드 문제가 발생한 이유가 하나라고 보지 않는다. 사회 문제에 관심 안 가진 결과물이라고 본다. 마당에 모이느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닌 거 같다. 우리가 지방자치제를 하는 데 우리 민의가 모아져서 뽑아졌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거다. 촛불을 켜면서 모인 동력을 어떻게 지방자치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 자치제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힘을 모으지 못하면 동력이 그냥 무너질 거로 생각한다. 많이 참여는 못 했지만 생각은 많이 해봤다. 왜 힘이 모였을까, 왜 분산됐을까. 방향이 촛불 자체 보다,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박중보(왜관)
선거 결과를 보면, 사드 찬성하는 정당 후보가 사드 반대하는 정당 후보보다도 표를 많이 받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성주만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는데, 예상을 깼다. 반성해야 한다. 지방자치를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삼아야 한다고 느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성주 10개 읍면이다. 10개 읍면에 직접 찾아가서 성주 촛불에서 나오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개혁, 개방 변화를 직접 말씀드리는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면, 세력화시켜나간다면 내년 지방 선거에 성주의 제도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지도부는 실패를 교훈 삼아서, 방금 말씀드린 프로그램을 준비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
배현무(가천면)
개인적 소견이다. 우리가 일 년 동안 힘들게 왔다. 신나게도 왔다. 자부심도 느끼면서 왔다. 사드로 모였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4년, 5년, 그 이상 갈 수 있을 것 같다. 사드 때문에 모였는데, 누가 모였나를 되짚어보면, 우리 군민들이 모였다. 누구는 투쟁위원이 되고, 누구는 위원이 아니더라도 자발적으로 손발 다 쓰고, 노력해서 이만큼 왔다. 미술팀도 있었고, 온갖 팀들이 있었다. 조직팀이 꾸려졌든, 기획팀이 꾸려졌든, 특별한 사람이 꾸린 게 아니다.
우리 군민의 대중조직이라고 생각한다. 성주군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대부분 성주에 사는데 대중이 모인 자리가 성주군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사드는 물론, 철회될 때까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나갈 거다. 반드시 철회시켜야 한다. 그건 여러분들의 사명감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10개월밖에 안 남았다. 그 점에 대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통령이 사드 찬성하는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반대한다고 보면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7200표 이상 표를 받았다. 그분들 같이 하고 있지 않다. 그분들 마음은 있다.
성주군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꽤 있을 거다. 함께 나아가야 한다. 성주의 미래는 다 같이 바꿔나가야 한다. 지난 토론회 보고 일주일에 한 번을 한다, 매일 한다, 방식은 어떻게든 그건 그렇게 갈 수 있다. 꼭 누가 준비하는 사람이 없어도 삼삼오오 모이고, 같이 이야기할 거리 있으면 이야기하고 그런 마당조직으로, 마당 문화로 다함께 할 수 있을 거다. 투쟁 열기 식지 않았다. 위원들이 지쳤다? 지친 거 없다. 단 무엇을 할 것인지가 고민이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 지쳐서 그런 거 아니다. 같이 고민해서 성주를 바꾸는 출발점, 지금 시작한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류동인(초전면)
이런 논의하면서 대원칙이 있다. 우리 투쟁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다. 지난번 토론회에서 안타까웠던 것은 힘이 드니까 한 번 하자는 논의가 됐던 거 같다. 답이 될 수 없다. 힘이 들어도, 계속한다고 확대되지 않을 거고 힘이 든다고 한 번 하면 그것도 확대가 아니다. 투쟁을 다양하게 만들고, 재미있게 만드는 게 우리 투쟁을 강화시켜나가는 거라고 본다.
우리가 재밌게 하면 우리를 쳐다보게 되고 발을 들이게 된다. 이런 면에서, 사드 퇴치 홈키퍼 원정대 같은 거도 만들고, 프리마켓도 강화할 수 있고, 소그룹 모임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 여러 연대 투쟁도 나설 수 있을 거다. 촛불을 한 번 한다고 해서, 우리가 투쟁을 하루 하는 거 아니다. 우리는 계속 그 순간, 어느 순간에도 계속 투쟁한다. 다른 방법으로 싸움 해나갈 거다. 그게 우리가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 여러 가지 해보고 싶은데 음향에 매일 묶여 있다. 하고 싶은 것도 못했다. 서울에도 못 갔다. 200만 모였다는데. 한 번도 못 갔다. 우리 투쟁을 다양하고 재미있게 펼쳐갔으면 좋겠다.
배윤호(가천면)
이론상으로 생각이 다른 부류가 3%라고 한다. 우리가 성주군민 4만 5천이면, 1200명은 우리처럼 생각이 같다고 볼 수 있다. 사드를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사람들도 그 정도 많다고 볼 수 있다. 사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이미 조직화 돼 있다. 지역 관변단체다. 반대, 우리와 생각 같은 사람들은 조직화 돼 있지 않다. 흩어져있다. 이 사람들이 조직화된다면, 대중은 선전 많이 하는 쪽을 따른다.
숫자가 많으면 이기는 거다. 경계점이 전선이다. 인원을 가지고 홍보 많이 해서 가져오면 우리가 이기는 거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한 달 전쯤 투쟁위 활동하는 분에게 이 마당에 사람들이 나오는 게 아깝다. 여기를 광장 대학화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드 반대로 모였지만, 여기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나가서 전달하면 된다. 다른 사람들도 여기 오면 배우는 게 있으니 몰려들 수도 있을 거다. 내용을 다르게 채웠으면 좋겠다. 지금 일주일에 한 번 할 것인가 매일 할 것인가 논의하는 건, 사람이 500명쯤 매일 나오면 이런 논의 안 한다. 사람이 적으니까 하는 거다. 열의가 식어서 그렇기도 하다.
여기 안 나오고 다른데서 하는 일이 여기 나오는 거보다 재미있기 때문에 안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자리가 많이 나오고 싶을 정도로 무엇으로 채워갈 것인가, 그런 고민이 됐으면 좋겠다. 촛불에 나오는 분들이, 각자가, 개인적으로 촛불에 나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나온다고 생각한다. 촛불에 나오는 분들이 강력한 소속감, 연대감,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회의적이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지금부터라도 다시 소속감 느끼는 회원화 하는 그런 걸 만들 순 없을까. 그런 고민도 해봤으면 좋겠다. 일주일에 몇 번이든 결정되면 사람 또 줄겠구나 그런 생각했는데, 논의가 진행되며 다르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조은학(대가면)
저희 어머님이 저랑 같이 산다. 제가 직장을 상주로 가면서 어머니 병환을 누가 돌봐야 하는 상황이다. 시누이 집에 간다. 어머니가 제일 편한 곳이 집이다. 광장은 유지했으면 좋겠다. 어떤 내용을 채울 것이냐. 내용 있으면 형식이 만들어진다. 숫자 세어보니 100명 정도 되는 거 같다. 일당백이라고 생각한다. 일 년을 거치며 여기 나오신 한분 한분이 사드 투쟁의 주인이다. 직전 토론회에서 얘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왜 우리가 논의를 이 시점에 해야 하는지 판단했으면 좋겠다.
그 이야기가 먼저 되면 여기 모이신 분들에게 투쟁위 안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가 되면서 거기에 따라 오게 되는 걸 우려해서 처음부터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라고 하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드 판세가 달라진 부분도 있다. 거기에 기대하거나 우려하는 정서도 있다. 투쟁위원은 결의 높이고 있지만 힘든 것도 사실이다. 대체할 수 있는 게 있으면 그렇게 가고, 그렇지 않으면 형식을 바꿔야 한다. 일주일에 토요일, 일요일만 오다보니까 눈에서 멀어지니 마음에서 멀어지더라.
못 보면 처음에는 불안한데, 그다음에는 건너뛰게 된다. 아직도 여전히 불안하다는 거다. 보지 않으면. 모이지 않으면. 아직까지는 우리가 모여서 서로 힘 되는 게 필요한 시점이구나. 이 논의는 뒤에 하는 게 맞지 않나. 제안이 있다. 지금 형식을 유지하되, 내용을 다른 거로 했으면 좋겠다. 여성위, 동남, 다정. 그런 식으로 여기에 모인 백여 명의 분은 각각 조직이 있다고 본다. 이 자리에 내용을 채우고 싶어 한 모임을, 요일을 정해 열면 어떨까. 각각 그 조직이 하고 싶은 내용을 이 자리에서 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을 집중하고. 그 자리에서 내용을 공유하고 같이하는 자리를 하면 좋지 않을까.
천남수(성주읍)
개인적으로 외부 나갈 형편이 안 된다. 외부 나가는 일정에는 늘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횟수에 대해 얘기 나와서 당황했다. 전 토론회에서 충격받았다. 불안감이 들었다. 고민을 하다보니까,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그래서 류동인이 올린 모집 글을 봤다. 내가 어디에 소속을 해볼까. 뜻이 맞는 분, 전영미 씨하고 제가 기획팀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예전에 했던 경험으로 도움 드리기로 했다. 개인이 조금 고민해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성주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로 했다. 여러분도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함철호(월항면)
겨우내 난로 가에 앉아있어 보면, 소모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노래도 싫고, 얘기하는 거도 싫고. 두 번 세 번 하면 짜증 날 때도 있었다. 지쳤다는 느낌이 있다. 좋은 내용을 채워나가자고 해도 추상적이다. 좋은 얘기지만 추상적이다. 그러다 보니까 횟수 얘기가 나온 것 같다. 사드 반대 투쟁과 지역 민주주의. 지방자치제를 바로 세우는 부분이 소모적인 것에 집중되는 게 맞는가. 자기를 발전시키고, 소모임에서 모임을 발전시키고 그런 것에 소홀하다.
촛불이 목적이 되는 거 같은 기분이다. 하루 하자는 것과 일주일에 한 번 하자는 거 대립되는 게 아니다. 문재인 정권 5년 갈지도 모른다. 사드 문제가. 끝없는 상황에서 힘을 계속 낼 수 있나. 피로감 상당하다. 재충전의 기회를 갖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 이것이 하루 하자 일주일 하자와 대립되지 않는다. 소성리 할머니들 의식을 우리가 따라갈 수가 없다. 존재 그 자체다. 손가락에 가시가 찔린 것. 우리는 간접적으로 찔린 것. 의식을 따라갈 수가 없다. 개구리가 울어주는 게 역할이듯이. 우리는 또 다른 주체를 찾아나가는 게 필요하다. 촛불을 목적으로 보는 게 맞는가. 무조건 나와야한다, 헤어지는 게 두렵다는 것, 계속 토론해 갔으면 좋겠다.
심복남(성주읍)
저번에도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우리의 피로도라는 게, 한겨울을 지나고 여름을 지나서 온 게 아니다. 최근 한 달 동안 집약된 피로도라고 본다. 저는 소성리를 버리자는 개념도 아니고, 분리하자는 것도 아니다. 사드 철회가 중심이다. 그 중심에서 각자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을 다 버리고, 오로지 소성리에 가서 모든 걸 해결하려 하다보니까 여기는 이쪽대로, 그쪽은 그쪽대로 의견 충돌도 있고 육체적 피로도 느껴진 것 같다.
제가 생각하는 건, 소성리는 소성리 만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의 문제로 인식된 곳이다. 많은 연대 분들이 있다. 성주촛불은 같이 연대를 하더라도 그곳에 있는 모든 분들과 함께 공통분모로 참석하는 거지, 우리가 올인하기 보다 연대하는 분한테 소성리를 맡겨주고, 우리는 사이드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면서, 정신적인 무장을 하고 언제든지 그분들을 도울 길이 있고 함께 한다는 의식을 버리지 않는 한에서 자신들의 일도 하고, 아까도 말이 나왔지만, 외부에 있는 분들과 이야기해보면, 짧게 갈 싸움이 아니고, 길게 가야하고, 싸움이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이 있어야한다고 말 하더라.
평택에도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모였다고 한다. 현재 남은 게 없다고 한다. 평택에 대해 물어보면 아무 대답 하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때 갔던 사람도 관심이 없다고 한다. 성주도 사드가 끝난 뒤에도 싸움에 이겼다는 거로만 인식되는 게 아니라 그 싸움을 통해 성주가 가진 뭔가가 남는 걸 바라고 있다. 투쟁도 중요하다. 투쟁 과정에서 우리들이 바뀌어야 할 의식과 행동, 이웃과의 삶. 개인의 삶도 융화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게 더 우선적이다.
우리가 올라가서 매일 도로에서 싸우면서 체력적으로 힘들게 할 시기가 아니다. 정세적인 큰 안목을 가지고 길게 갔을 때 어떻게 하면 우리한테 남는 싸움이 될 건지를 고민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해 왔던 소성리 집회, 연대하는 싸움 과정에서 좀 더 현명하게 모이고, 연락하고, 액션 취하는 걸 좀 더 냉정하게 집고 나갔으면 좋겠다. 할머니들이 불쌍해서 가서 도와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냉정하게 앞으로 뭘 해나가야만 장기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