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천주교 잇따른 비리…대구파티마병원 수녀, 약품 리베이트 혐의로 구속

약제 부장 수녀가 6억5천만 원 리베이트
"대구희망원 연이어 천주교 관련 비리 꼬리 자르기 안 돼"

18:05

대구시립희망원 횡령 비리에 이어 대구 파티마병원 수녀가 제약회사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천주교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대구 파티마병원 약제부장 이 모(67) 수녀가 제약회사에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동아제약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리베이트 의혹을 수사하던 중 파티마병원 이 수녀가 리베이트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했다.

2005년부터 파티마병원 약제부장으로 근무한 이 수녀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8년 동안 동아쏘시오홀딩스 자회사로부터 약품 구매 대가로 6억5천만 원을 챙긴 혐의(의료법 위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동부지청은 이 수녀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파티마병원은 지난 1956년부터 재단법인 대구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가 운영해왔다. 대구시립희망원을 운영해오던 천주교대구대교구유지재단 비리 문제에 이어 천주교 운영 사업장에서 또 비리 사건이 터져 충격이 더해지고 있다.

병원은 이 수녀가 구속된 직후 인사 조치를 내렸다. 병원 대외협력실 관계자는 “인사 조치 후에 자체적으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선고 후에 병원 입장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계속 이슈가 되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복지단체연대회의, 희망원대책위 등 6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9일 오전 10시 대구시 동구 아양로 파티마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병원 운영 투명성 강화 방안을 요구했다.

이들은 “파티마병원 불법 리베이트 수수는 대구시립희망원이라는 천주교 운영 시설 비리에 연이어 터져 나온 대구지역 천주교 관련 비리 사건이라 더더욱 지역민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며 “8년 동안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로도 신뢰가 무너질 지경인데, 파티마병원은 어떤 사과도 없이 수녀 개인 잘못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수녀가 수년간 자기 재산을 증식해왔다는 해명을 누가 믿을 수 있겠냐”며 “조직적 비리에 꼬르자르기는 이미 우리 사회의 관행이다. 스스로 시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천주교가 운영하는 병원이라면 뭔가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