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성주 ‘사드 찬성’ 집회…종교인·주민에 막혀 행진 못하고 돌아가

보수단체, 27일 성주 소성리서 사드 조기 배치 촉구 집회 열어
원불교·천주교·기독교 합동기도회 열고 “폭력단체의 행진 용납 못해”
경찰, 양쪽 사이에서 막아 충돌은 안 벌어져...집회 방해 혐의 사법처리 검토

21:12

27일 오후 7시 10분께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사드 조기 배치를 촉구하는 보수단체와 이를 반대하는 종교인·주민들의 대치 상황이 종료됐다. 사드 반대 단체와 주민들은 “폭력단체들의 행진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막았고, 보수단체는 신고한 행진을 하지 못한 채 소성리를 떠났다.

▲원불교, 천주교, 기독교인들과 김천, 성주 주민 일부는 보수단체의 행진을 용납할 수 없다며 도로에서 합동기도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 서북청년단 등은 소성리 마을회관과 100m 떨어진 곳에서 ‘사드 즉각 백치 촉구 국민대회’를 열었다. 당초 7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여 명만 참여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행동’은 오후 7시까지, 서북청년단은 저녁 10시까지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이들은 오후 4시 45분께 집회를 마친 후 성주 롯데골프장과 1.3km 떨어진 진밭교 삼거리까지 신고한 행진을 시도했다.

그러나 오후 1시부터 원불교·천주교·기독교 종교인과 주민 100여 명은 소성리 도로 위에서 합동기도회를 열고 보수단체의 행진을 막으면서, 2시간 30분여 동안 대치 상황이 지속됐다.

▲경찰은 보수단체와 사드 반대 단체 사이에서 충돌을 막았다.

경찰은 신고한 집회를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해산할 것을 요구하는 경고방송을 3차례 했지만, 종교인, 김천·성주 주민 100여 명은 해산하지 않았다. 결국, 보수단체가 소성리를 떠나면서 대치 상황은 종료됐다.

사드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지난번 만행에 이어 오늘 또 폭력단체들이 심지어 마을을 버젓이 통과하여 행진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 경찰이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 지키겠다”고 밝혔다.

합동기도회 가운데 미사를 주관한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 황동환 신부는 “소성리에 들어와 만행을 저지르는 저들의 집회를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소성리 평화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종교행사 중이다. 경찰은 저들의 행진과 집회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등 사드 반대 단체들은 지난 22일 보수단체 집회에서 폭언과 주민 가택 침입, 현수막 훼손 등이 벌어졌다며 경찰에 집회 금지 통고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집회를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주민들과 충돌 우려가 있어 보수단체가 당초 집회를 신고한 소성리 마을회관 건너편에서 100m 떨어진 소성리보건소 앞으로 제한 통고했다.

앞서 보수단체는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100m 떨어진 소성리보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드는 북핵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길이다. 성주 주민들이 국익을 위해 양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주 소성리 사드 찬성 집회에 참석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성주 주민 여러분, 북한의 핵폭탄이 떨어지면 여러분과 자녀들도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진다. 그런 것을 모르고 이곳에 침투한 종북, 좌파 세력에 의해 여러분들이 잘못된 판단을 한다면 여러분은 영원히 이 지구상에서 없어질 일을 하는 것입니다”라며 “저희 집에 사드 배치를 할 수 있다면 기꺼이 저희 집을 내놓겠다. 성주 참외를 먹고 있는 것도 다 미국이 대한민국을 지켜줬기 때문이다. 왜 그것을 모르고 있나. 여러분이 좀 희생하면 안 되느냐”고 말했다.

이어 주옥순 대표는 “저 3대 독재자 김정은이 하수인 노릇하는 이곳의 종북, 좌익 세력들을 모조리 쳐 죽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이 자유 대한민국이 올바로 갈 수 없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오히려 성주 주민을 동요하게 하고 있다. 자유 대한민국 국가 안보를 지키지 않는 지도자는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함철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장은 “원래 저희가 집회 신고된 장소가 저들에 의해 밀렸다. 먼저 집회 신고했음에도, 저들의 불법집회를 보장하기 위해 집회 제한 통고해서 장소를 내렸다”며 “우리가 행진하려고 하는데 저 불순한 자들이 우리 행진까지 막으려고 한다. 저들이 집시법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그대로 내버려 두고 있다. 우리는 물러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는 27일 오후 3시부터 성주 소성리에서 사드 조기 배치 촉구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1,500여 명을 투입해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이 보수단체와 사드 반대 단체의 충돌을 막으면서 물리적 충돌을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보수단체가 신고한 행진이 이루어지지 않아, 집회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이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주경찰서 관계자는 “집회 방해에 대해서는 채증 자료를 근거로 해서 경찰에서는 사법처리도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