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벼락 맞은 기분입니다. 우리는 평생 농사만 짓고 산 사람들인데 기가 막힙니다. 사드 배치 발표 이후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우리를 짐승 취급하는 것 아닙니까. 생체실험 대상입니까. 사드는 평화를 위한 게 아니고 전쟁을 부르는 쓸모없는 무기입니다. 새 정부에서는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아직 일체 언급 없으니 답답하긴 해도 잘 할 거라고 기대합니다” (박태정 김천시 농소면 노곡리 이장)
사드가 운용되고 있는지, 운용 중이라면 어떤 상태인지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군 당국을 향한 의혹이 식지 않고 있다. 사드가 배치된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와 인근 주민들은 최근 소음이 들린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사드 운용으로 인한 영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황도 지적했다.
앞서 16일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사드 레이더가 지난 14일 북한이 쏘아 올린 화성-12 탄도미사일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사드를 정상 운용 중이라는 뜻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민구 장관은 “성주에 배치된 초기 운용 능력을 확보한 전력이 5월 1일부터 능력을 갖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것이 야전 배치된 사실에 유념해 주시고 그 미사일이 탐지할 수 있는 거리는 600~800㎞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민구 장관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성주군에서 주한미군이 운용 중인 사드레이더는 종말모드(TM)가 아닌 전방배치모드(FBM)로 운용 중인 셈이다. 종말모드는 미사일의 상승궤도가 아닌, 미사일이 떨어지는 것을 탐지·요격을 위한 것이다. 레이더 빔 방사 각도를 적 탄도미사일 강하 각을 고려해 높은 각도로 운용하기 때문에, 평안북도 구성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탐지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앞서 국방부는 사드레이더를 종말모드로만 운용한다고 밝혀왔다.
이에 주민들은 24일 오후 1시 30분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장관이 미국의 입장에서 사드 레이더의 효용성을 강조하기 위해 위험지역 지정도 되지 않은 곳에서 레이더가 작동되었다고 했다”라며 “자국민의 생명이나 안전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작태에 분노를 금하지 못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드 체계를 운용하는 미육군 교본에는 반경 3.6km 이내 비인가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위험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라며 “3.6km 안에는 소성리, 김천의 남면, 노곡리, 연명리, 월밍리 주민들이 많이 사는 민가가 있다. 주민들은 어떤 통보나 위험 고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실제로 사드를 운용했다면 주민을 생체실험용으로 여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현욱 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대변인은 “환경영향평가 끝나지 않았는데 마을 주민 사는 곳에 사드 운용이 발표됐다. 어떤 경고도 없었다”라며 “환경영향평가도 완료하지 않았다. 주민은 국방부와 미군의 생체실험대상 아니다. 운용했다면 생체 실험, 운용 안 했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김천시 남면 월명2리 이장 여차배 씨는 “밤낮 소음 때문에 피해받고 있다. 낮에는 잘 안 들리지만 밤과 이른 아침에 소음이 너무 심하다”라며 “소음 시작되니까 주민들도 이사 나가고 있다. 헬기도 문제다. 우리 집 위로 헬기가 너무 날아다녀서 키우는 소 유산될까 민원을 넣었더니 잠시 조용했는데 다시 집 위로 헬기가 다닌다”라고 호소했다.
육군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주민들이 말하는) 소음은 어떤 것을 말하는지 잘 모른다. 공식적으로 재 봐야 한다”라며 “레이더 운용은 미군이 하는 것이라 우리가 개입하지 않는다. 소음은 어떤 형태로도 나올 수 있는데 원인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