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취임사에서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사드 부지로 가는 길목을 지키며 새 정부가 사드 철회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여러 언론도 문 대통령 행보를 전망하는 보도를 냈다.
<한겨레>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사드 배치에 대해 “다음 정부에 결정을 넘겨주면 사드 배치를 하나의 카드로 삼아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외교적 카드로 사용할 수 있겠다”라며 외교를 통한 해결을 예고했다. 하지만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이 6차 핵실험 등 핵 도발을 계속해 나가고 핵을 고도화해 나간다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며 보수 표심을 염두에 둔 발언도 해, 사드 배치 가능성도 모호하게 열어뒀다.
하지만 사드 배치 자체가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난 정부에서 ‘알박기’ 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을 통해 사드 비용 10억 불을 언급한 마당에 사드 배치 철회 목소리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사드 배치 지역 주민과 단체들은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재인 대통령은 불안과 긴장 속에 전쟁 같은 나날을 이어가는 소성리 주민을 비롯한 성주, 김천, 원불교와 시민사회단체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등 사드 반대 4개 단체는 “문 대통령의 당성은 오직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분노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국민의 힘에 의한 것”이라며 “박근혜 파면과 구속을 끌어낸 범국민적 촛불에서도 사드 배치 철회 요구를 긴급 현안 과제로 정했다. 문 대통령의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과제는 박근혜 파면과 구속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사드 배치를 즉각 철회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드 철회를 위해 문 대통령이 ▶관련 부처가 사드 배치에 관한 일체 행위를 중단하도록 하고 ▶관련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서 경찰을 철수시키고 ▶불법 사드 배치 강행에 대해 국정조사를 비롯한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문책하고 ▶위법한 사드 부지 공여 철회와 환경영향평가 완료 전 공사 강행에 대한 중지 명령도 내려 사드배치를 중지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들은 “한미당국의 거짓말에 속아온 국민들이 사드 배치가 무용지물이고 백해무익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객관적인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언론의 공정한 보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언론 공정 보도 환경 필요하다는 주민들
언론서 실제 “사드 철회 어렵다” 보도 이어져
주민들이 “언론의 공정한 보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우려하듯, 실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여러 언론에서는 “사드 철회는 어렵다”고 운을 뗐다.
<조선일보>는 10일, ‘사드 배치 재검토, 북한과 대화 모색… 햇볕정책으로 U턴할 듯’는 보도에서 “이미 초기 가동을 시작한 사드 포대를 실제로 철수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못 박으며, 문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가 “우리가 사드 배치를 무조건 반대한다는 건 아니다. 북핵 상황의 변화를 가져와 사드 배치 명분을 약하게 하는 게 가장 원만한 해법”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10일 보도를 통해 “만약 문재인 정부가 국회를 통해서 초기 배치가 진행 중인 사드의 철회를 시도할 경우 한·미 관계는 ‘사드의 덫’에 허우적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국회 비준 과정을 통해 사드 배치 찬성 결정이 나오면 문 대통령은 한·미 관계의 부담을 더는 동시에 국민과의 약속도 지킬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뉴시스>는 10일 “사드 배치는 이미 완성 단계에 있어 배치된 포대를 물리적으로 철수시키거나 강제로 가동을 중단시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만만찮다”며, “한미간의 합의를 한 번에 뒤집기에는 감수해야 할 외교적 부담도 크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