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를 받는 심학봉(54, 구미갑) 의원에 대해 경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심학봉 의원은 지난달 13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40대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4일 대구지방경찰청은 “조사과정에서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강간 사실이 없었다고 했고,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심학봉 의원은 3일 저녁 대구지방경찰청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조사 당시 심학봉 의원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피해 여성에 대한 회유 협박도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 여성의 진술이 바뀐 것에 대해서도 협박 등의 의혹이 없는 것으로 보고, 해당 사건을 5일 대구지방검찰청에 ‘혐의 없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대구지방경찰청 성폭력수사팀 관계자는 <뉴스민>과의 통화에서 “1차 진술에서 처벌을 원했다가 2차 진술에서 강간이 아니라고 번복했다. 개인적 진술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강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타당해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유나 협박 여부도 조사했지만, 별다른 정황은 없다. 검찰 쪽에서도 증거가 없기 때문에 무혐의 처분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심학봉 의원은 새누리당 탈당 의사를 비쳤으나, 국회의원직 사퇴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심학봉 의원은 3일 밝힌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것이 저의 부주의와 불찰로 일어난 일이기에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오늘 새누리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주민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심학봉 의원의 지역구인 구미시의 여론은 들끓고 있다. 구미YMCA와 구미참여연대는 3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심학봉 의원의 국회의원직 사퇴와 새누리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탈당 정도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설령 성폭행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술에 취해 집요하게 배우자가 아닌 여성을 호텔로 불러들였다면, 그리고 성관계가 있었고 그것이 형사사건이 되었다면 국민이 국회의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권당의 원내부대표에 광역권 윤리위원장 내정자가 이처럼 비윤리적인 범죄의혹을 받고 있으니 참으로 경악할 일”이라며 “새누리당은 즉각 대국민 사과하고 응당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역 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당과 정의당 대구시당도 3일 새누리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경북도당은 “가해자가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피해자와 부당한 거래를 할 우려가 있다. 경찰의 공개 브리핑이 필요하다”며 “새누리당은 공식 사과하고 징계절차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국회의원이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란 것 하나만으로도 사태의 심각성은 더하며, 새누리당은 즉각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사결과에 따른 엄중징계 및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학봉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경북 구미에 출마해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3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기 전까지 새누리당 원내부대표직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