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드 부지 부식차로 위장해 기름 운반하다 들통…주민 반발

군, “차량 주유용...사드 운용 위한 것 아냐”
주민, “위험물 안내도 없는 기만”

16:38

군이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 배치 부지에 부식차로 기름을 운반하다 주민에게 들통이 났다. 이에 사드 장비와 유조차 진입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항의 집회를 열고 차량 이동을 막았다. 주민들은 그동안 부식차 통행은 허용해왔다.

4일 오후 3시경, 육군이 ‘군 부식수송차량’이라고 적힌 트럭 한 대에 휘발유와 경유를 200L들이 드럼통 14개에 나눠 사드 부지로 들이다 소성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주민에게 적발됐다. 이 차량 트럭 냉동창고 좌우에 ‘군 부식수송차량’이라고 적혀있고, 기름을 실었다는 경고 문구는 없었다. 냉동창고 안에는 드럼통 외에도 유흡착매트(11kg) 두 박스를 실었고, 창고 입구 쪽을 목재 팔레트로 가렸다.

앞서 오후 2시 40분 다른 트럭 한 대는 쌀과 부식 등을 싣고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지나가다 주민에게 물자를 보이고 지나갔다.

뒤이어 오후 2시 50분, 기름을 실은 차량이 마을회관 뒷길로 우회하다 주민이 마을회관 쪽 도로(소성길)로 돌아가라고 요구했고, 이 차량이 오후 3시 마을회관 앞을 지나다 기름 수송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군은 주민의 수송물자 확인 요구에 순순히 응했다.

오후 4시 현재, 주민 등 시민 100여 명이 차량을 막고 군의 편법적인 기름 수송에 책임자의 해명을 요구하며 항의 중이다.

강현욱 원불교 교무는 “부식 차량이 마을 뒷길로 가는 걸 막았다고 해서 당당하게 앞으로 지나가라고 했고, 그 후 이 차량이 소성길로 경찰차 두 대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지나가려 했다”라며 “군이 확인요구에 응했고 확인해보니 기름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군과 경찰은 26일 우리를 폭력적으로 짓밟았지만 우리는 군인들의 부식차를 단 한 번도 막은 적이 없다. 그들도 우리 국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군은 위험물 안내도 없이 몰래 기름을 들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군 관계자는 <뉴스민>과의 통화에서 “육군부대의 차량 운용을 위한 기름”이라며 “전부터 유조차를 막고 있어서 들고 가기 어렵다”라며 “유조차량이 주민들에게 막힌 이후 부식차량으로 기름을 운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