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성주군에 사드 장비를 실어나르면서 주민·종교인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주민 동의나 국회 논의 없이 절차를 무시하고 강행된 사드는 한미당국이 대선 전 사드 배치 대못박기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들에게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꼬집었다.
오전 9시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주민·종교인 100여 명은 사드 전개를 강행한 한미당국 규탄 기자회견에 나섰다. 앞서 이날 오전 4시 45분, 6시 40분 두 차례 주민 반발을 경찰이 막으면서 사드 장비 부속품이 소성리 마을회관을 지나 구 롯데골프장 부지로 들어갔다. 주민들은 같은 날 오전 2시부터 8시 30분까지 항의 집회를 이어갔다. 도로를 막던 경찰은 8시 5분 철수했다.
박수규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 상황실장은 “기습적이고 폭력적인 사드 전개는 대선전 사드 대못박기를 통해 안보를 정치에 이용하고 장사한 것이라는 정치적 의도가 분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드·장비 반입은 사드 배치 자체가 합의서도 없이, 주민 동의나 국회 논의조차 없이 강행된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인정하거나 묵과하지 않겠다. 즉각 철거하라”라고 요구했다.
김선명 원불교 교무는 “성주로 오는 모든 고속도로 IC가 차단된 상태에서 성주, 김천, 종교인이 무참하게 짓밟혔다”라며 “어느 나라 경찰인지 참담한 심정이지만, 배치는 아직 끝난 단계가 아니다. 국민 60% 이상이 차기 정부에서 원점 재검토와 국회 비준동의를 요구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원점 재검토해서 대한민국 주권을 지켜내고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철 사드배치저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사드 배치는 합의서 한 장 없이 시작됐다. 헌법과 법률을 무시하고 강행되는 사드는 안보에도 전혀 도움 안 된다”라며 “미국과 일본을 위한 안보다. 대선 전에 사드를 마무리하기 위한 국방부는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경찰도 자기네나라 국민을 보호하지 않고 미국의 시녀노릇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민과 성직자 12명이 경찰과 대치 중 부상을 입고 호송됐고, 박희주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이 구미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 공무집행방해와 폭행 혐의로 현장에서 연행했다”고 밝혔으나, 박희주 위원장은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오늘 사드는 일부만 배치되는 것이다. 남은 부속품은 연내 배치 돼 운용된다. 언제 완료되는지는 말할 수 없다”며 “아직 환경영향평가도 완료되지 않았다. 환경영향평가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성주·김천 주민과 원불교도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한미당국 규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저녁에는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