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교수 인성수업 중 ‘성차별’ 논란…총학생회, “재발 방지 대책 필요”

A 교수, "엄마는 자식낳는 존재" 등 발언에 2차례 사과문
학생들, "예수님은 성적 역할보다 한 명의 인격체로 대우해"

14:26

한동대 한 교수가 수업 중 성차별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내 독립언론과 총학생회가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교수가 사과문을 올렸지만, 수업 중 성차별 발언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경북 포항시 한동대학교 독립언론 <뉴담>은 한동인성교육 ‘사랑과 성-배우자와 관계’ 주제 강의 특강 중 성차별 논란이 된 A 교수 발언 녹취록을 공개했다. (발언 녹취 전문)

녹취록에 따르면, A 교수는 강원도에서 한 엄마가 아이 셋과 함께 자살한 사례를 들며 “엄마는 자궁을 가진 존재로 자식을 낳는 존재지, 자식을 죽이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아빠가 때리는 걸 자기 혼자 다 맞아서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아이를 살리는 게 엄마라고 말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 부부관계에서 성관계를 맺지 않으려는 여성에 대해 “그건 엄청난 죄악이에요…결론적으로는 그 남편이 다른 사람과 자기가 채우지 못한 이 성적 욕구를 다른 데 가서 채울 수밖에 없는 죄악을 저지르게 도운 거”라고 말했다.

▲한동대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지난 12일 한동대 총학생회는 A 교수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A 교수는 학내 커뮤니티에 “남녀 의무와 역할을 균형 있게 전해야 하는데, 짧은 시간에 전달하려다 보니 일부 오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는 취지의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총학생회는 “발언 중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오히려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여지의 내용이 있었다’로 일축했다”며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소수자 혐오에 반대하는 한동인 모임’도 12일 성명을 내고 “(A 교수는) 여성을 출산과 양육을 하는 존재로만 규정짓고, 사실상 외도의 책임을 여성에게도 전가하였다”며 “우리는 여성이나 남성이라는 성적 역할보다 한 명의 소중한 인격체로 대우해주시는 예수님을 믿는다. A 교수의 문제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13일 오전 A 교수는 학내 커뮤니티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자 한다”며 2차 사과문을 발표하고, 앞으로 한동인성교육 수업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A 교수는 사과문에서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하다가 엄마의 인권이나 고통을 배려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드린다”며 “아이를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마음이었으나 적절치 않은 표현으로 고인과 엄마의 인권에 배려하지 못한 것은 불찰이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부관계에서 성관계를 맺지 않으려고 하는 여성에 대해서도 “아내와 남편 모두 그렇게 하면 상대방에게 죄를 범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을 설명하려 했으나, 마치 여성들만의 잘못인 것처럼 언급한 것은 균형을 잃은 표현일뿐 아니라 외도의 죄를 배우자 탓으로 돌리는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한동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총학생회가 요청한 대로 교수님께서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 밝히고 사과해주셔서 일단락된 상태긴 하다”며 “총학생회는 학교 측과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곽진한 한동대 교무처장도 “해당 교수가 잘못된 컨텐츠를 든 것에 대해 주의를 줬고, 강의를 앞으로 안 맡도록 했다”며 “학생들이 요구한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동인성교육은 1학년 대상 필수교양과목으로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