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소, 당신네 집 앞에 사드 온다고 하면 안 막겠소. 뭐라고 해도 우리는 막을 겁니다”
29일 사드 배치 예정지인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구 롯데골프장 부지에 지질조사를 위한 장비가 들어서려 하자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전 8시께 5톤 트럭 다섯 대가 지질조사 장비를 싣고 구 롯데골프장 부지로 향했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는 7시 56분부터 차량감시를 시작했고, 장비운반 차량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장비운반 차량은 주민 60여 명이 길을 막고 저지하자 8시 30분경 인근 지역으로 철수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장비는 토지 오염 상황 등 기초 자료 조사를 위한 것으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른 부지 공여 과정의 중 일부다. 관련 조사는 환경부가 주관하며, 환경부 관계자들도 이날 소성리로 파견된 상황이다.
12시 30분, 경찰 200여 명이 먼저 도로에서 통제를 시작했다. 주민 100여 명은 다시 도로에 나와 반발했다.
오전 12시 40분, 이석주 소성리 이장이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방송으로 경찰에 경고했다. 이석주 이장은 “나도 우리 동네 지키기 위해 나는 소성리 이장으로서 이 자리 지키고 막을 것이니 너희가 알아서 하라. 불법은 너희가 먼저 저지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후 1시 50분, 소성리 수요집회 시작을 10분 앞두고 경찰과 장비운반 차량이 철수했다.
당시 도로에 앉아 있던 소성리 마을 한 주민(83)은 “화가 나서 여기 앉아 차량을 막고 있다. 새벽부터 나와서 지키고 있다. 우리 못살게 괴롭힌다”라며 “대통령 잘못 내놔가 이런가. 끝까지 우리는 막을 거다. 참 기가 막히고 불안해서 못 살겠다. 손자 같은 경찰들 원망키도 어렵고. 늙은 할마이 도로 위에 앉아서 뭐하겠노. 우리는 끝까지 소성리 지킬란다”라고 호소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장비 차량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와 관련이 없다. 주한미군지위협정 규정대로 부지 공여 협상 진행 중, 환경부가 기초조사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질조사를 통해 토지 오염 여부 등 기본 정보 전달을 위해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주민과 평화지킴이 활동가 250여 명은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집회를 진행 중이다.
사드철회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성주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 전국행동은 성명을 내고 “사드 배치에 관한 한미합의는 또한 헌법 60조 1항에 따른 국회의 동의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어떤 면에서 보다 우리가 주한미군에게 사드 부지를 제공해야할 어떤 법적 근거도 없다. 현재 사드 부지 공여를 위한 지질조사 장비를 반입하는 것도 법적 근거 없는 위법한 행위”라며 장비 반입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