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노동+집권” vs 강상구, “선명성+도약”

10일 정의당 대선 후보 대구 토론회
심상정, “세대교체는 실력으로 꺾어야 가능”

19:05

노동과 집권, 선명성과 도약.

10일 저녁 7시 대구 수성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정의당 대선 후보 토론회는 후보별로 두 단어로 집약할 수 있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노동을 강조하면서 집권을 목표로 대선에 임하겠다고 강조했고, 강상구 전 정의당 대변인은 선명한 진보정치를 주장하면서 대선에서 성과를 내 정의당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경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이었던 이날 수성구청 대강당에는 정의당 대구·경북 당원 및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해 두 후보의 정견과 정책 토론을 지켜봤다.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층 참여가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청중 질의응답 질문자는 모두 40대 이하 청년들이었고, 스스로 고등학생이라 밝힌 참석자도 교육 정책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10일 저녁 수성구청 대강당에서 정의당 대선 후보 토론회가 열렸다.

심상정,  “정의당 집권 위해 출마”
“친노(親勞)정부를 수립···단결권 뒷받침하는 대통령”

심 대표는 이날 자신의 건재함을 드러내면서 집권하는 정의당을 위해 대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정의당 집권을 위해 출마했다”며 “촛불 시민이 생각하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기 위해 출마했다. 정의당은 시대정신에 가장 투철하고 좋은 정책을 갖췄다. 기득권 세력에 가장 당당하게 맞서왔다. 3만 3천 당원 여러분과 이 자리 함께 계신 진보진영이 함께 힘을 모아 촛불 혁명의 승리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심 대표는 특히 이날 오전 경남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면서도 “친노(親勞)정부를 수립하여 사람 사는 세상 만들겠다”고 방명록을 남겨 노동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 대표는 토론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해서 처음 서명한 것이 노동 관련법”이라며 “내 가족의 생계를 든든히 보장하고 싶으면 노조에 가입하라는 대통령이 필요하다. 노동조합 단결권은 헌법적 권리다. 대통령은 헌법을 지키겠다고 선서했다. 헌법에 보장된 단결권을 확실히 뒷받침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노동을 전면에 내세웠다.

또, 심 대표는 “많은 대통령 후보가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는데 방법이나 정책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다. 결국은 기득권을 얼마나 밀어내느냐가 문제”라며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정책 문제 보다는 의지의 문제,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의 강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상구,  “정권교체 넘어서 우리만의 과제 도전해야”
“정치가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야 할 때는 바로 지금”

반면 강 전 대변인은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내보이며 이번 대선을 통해 선명한 진보정치 노선을 내걸어 정의당이 도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전 대변인은 “다른 정당들 이미 자기들이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국민들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촛불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대한민국 근본적 개혁 과제 제일 앞에 촛불이 서 있고, 정의당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다른 야당은 점점 뒤처지고 있다. 촛불은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전 대변인은 “정책적 측면에서 우리가 좀 더 진보적이 되어야 한다. 정의당은 혁신적 정책을 내놓고 그것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른 당과 차별성이 부족한 건 우리의 독자적 목적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정권교체만 이야기하고 있다. 정권교체에 복무해야지만 거기에 더해 우리만의 과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전 대변인은 ‘정의당의 좌클릭’을 슬로건으로 ▲금융자본이 아니라 노동시민사회를 키우는 재벌개혁 ▲기간산업 시민 통제 ▲한미동맹 재검토 ▲노동조합의 사회연대 책임 요구 등 아홉 가지 혁신 정책을 내걸고 있다.

강 전 대변인은 “대한민국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 마음속에 실현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이상적이라고만 생각되었던 수많은 과제들, 정치가 이상을 현실로 만들 때가 있다면 지금이 그때”라고 목소리 높였다.

세대교체론 두고 심상정 “시대교체는 양보로 이뤄지지 않아”
“심상정 그만 보고 싶으면 실력으로 꺾어야 할 것”

한편 심 대표는 강 전 대변인의 대선 도전으로 불거지고 있는 당내 세대교체론에 대해서 “심상정은 진보정치가 만들어낸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상정이 해내야 할 일이 있다. 대선에서 책무는 정의당의 집권 전략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2007년 패기 있게 권영길, 노회찬에게 도전했다. 당당하게 실력으로 엉겨 붙었다. 그래서 오늘의 심상정이 있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세대교체는 양보로 이뤄지지 않는다. 정치권력은 그런 방식으로 이양되지 않는다. 그렇게 넘겨받은 권력은 유지되지 않는다. 심상정을 그만 보고 싶으면 강상구를 비롯한 당내 후배들이 들이받아서 실력으로 꺾어야 할 것”이라며 “선배로서 제가 할 일은 호락호락하지 않게 후배들이 당당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다부지게 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