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지류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없었던 인공 제방이 생겼다. 강의 양쪽 가장자리에 돌을 쌓고 그물 모양 철조망을 쳤다. 4대강 사업 후, 낙동강 지류 곳곳에서 역행침식이 일어나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방이다.
22일 오전 10시 30분, ‘4대강 재자연화를 향한, 낙동강 국민 조사단’은 경북 구미시 선산읍 구미보를 거쳐 근처 낙동강 지류인 감천합수부, 신곡천 등을 찾았다. 감천합수부에는 인공 제방이 생겼고, 신곡천에는 인공 제방을 다시 흙으로 덮은 흔적이 보였다.
경북 구미시 선산읍 감천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공 제방이 없었다. 유속을 줄이기 위한 인공물도 설치됐다. 조사단은 “4대강 사업으로 역행침식이 심해지자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급하게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역행침식이란 상류에서 하류로 진행되는 침식이 아닌 하류에서 급속히 진행되는 침식을 말한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본류의 수심이 낮아지자, 지류에서 흘러드는 물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역행침식이 일어나고 있다. 지류의 하류에서 쓸려 내려온 퇴적물은 본류에 쌓인다.
이렇게 생긴 역행침식으로 낙동강 본류인 구미보 아래에는 일명 ‘모래톱’이 생겼다. 조사단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이 본래 모습을 잃은 것을 비판하면서 “낙동강 살려내라”는 피켓을 들고 모래톱을 걷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러면서 “구미보를 해체하고, 낙동강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라”고 요구했다.
낙동강의 또 다른 지류인 경북 구미시 도개면 신곡천에는 인공 제방을 다시 흙으로 덮은 ‘은제’가 보였다.
박창근 조사단장(관동대 교수)은 “인공 제방을 다시 흙으로 덮은 ‘은제’가 보인다. 흙을 덮어놓으면 1~2년 뒤에는 풀도 자라나고 (자연 제방처럼) 보기엔 좋아질 것이다”며 “(4대강 사업으로) 흙을 다 파냈다가 침식이 일어난다고 인공 제방을 쌓더니 이제 다시 흙을 덮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부는 돈이 정말 많은 것 같다”며 비판했다.
한편, 조사단은 이날 구미보, 상주보를 거쳐 오후에는 경북 예천군 회룡포, 경북 영주시 영주댐 현장 등을 방문한다.